반도체 전공정 장비업체 에이치피에스피(HPSP)가 내년 상장을 추진한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에이치피에스피는 최근 한국거래소에 코스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상장 예정 주식 수는 1975만3193주로 이 중 300만 주를 공모할 예정이다. 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다.

이 회사는 반도체 열처리 공정에 쓰이는 장비를 개발해 글로벌 반도체 제조사에 공급하고 있다. 2005년 풍산의 자회사 풍산마이크로텍(PSMC)으로 출발했으나 2017년 3월 크레센도에쿼티파트너스에 인수된 이후 지금의 사명을 갖게 됐다. 지난해 말 기준 매출은 612억원, 영업이익은 280억원이다.

지난 6월에는 반도체 후공정 장비업체 한미반도체가 지분 12.5%를 매입해 주요 주주가 됐다. 한미반도체는 에이치피에스피 주식 5만1777주를 375억원에 확보했는데 이를 통해 반도체 전공정 분야에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최대주주인 크레센도에쿼티파트너스는 상장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할 전망이다. 크레센도에쿼티파트너스는 프레스토제6호사모투자합자회사를 통해 에이치피에스피 지분을 49.5% 보유하고 있다. 이 밖에 HB인베스트먼트 등이 재무적 투자자(FI)로 참여하고 있다.

기업공개(IPO) 시장 참여자들은 에이치피에스피가 상장 시 3000억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전공정 업체들이 높은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대비 주가 수준)을 나타내고 있는 데다 반도체 호황으로 실적이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전략적 투자자인 한미반도체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도 성장성 측면에서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