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산타 랠리…또 사상최고, 인플레 걱정 잊었다
23일(현지시간) 크리스마스 연휴를 앞두고 S&P500 지수가 사상 최고치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걱정은 사라졌고, 사흘 연속 반등한 뉴욕 증시에서는 산타 랠리에 대한 기대는 하늘까지 치솟고 있습니다.

24일 휴장을 앞두고 아침 각종 경제지표가 쏟아졌습니다.

주간 실업급여 청구 건수는 20만5000건으로 전주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11월 내구재 수주는 전월 대비 2.5% 올라 월가 예상(1.5% 증가)보다 좋았습니다. 또 11월 신규주택 판매는 전월 대비 12.4% 증가했습니다. 월가 예상(2.8%)보다 훨씬 나았습니다. 12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는 70.6으로 확정돼 예비치(70.4)보다 소폭 높아졌습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산타 랠리…또 사상최고, 인플레 걱정 잊었다
가장 중요한 건 역시 11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였습니다. 헤드라인 수치는 전월 대비 0.6% 상승, 전년 대비 5.7% 상승했습니다. 에너지 물가는 전달보다 3.6%나 올랐고, 음식물 가격도 0.7% 상승했습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산타 랠리…또 사상최고, 인플레 걱정 잊었다
또 이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음식물을 제외한 근원 PCE 물가는 전월 대비 0.5%, 전년 대비 4.7% 오른 것으로 나왔습니다. 헤드라인 수치는 예상(0.6%, 5.7%)과 비슷했지만 근원 물가는 예상(0.4%, 4.5%)보다 조금 높았습니다.

근원 물가 상승률(전월 대비) 0.5% 가운데 0.09%는 신차, 중고차 등 자동차 가격 상승에서 나왔고 0.06%는 항공료, 숙박비 등 팬데믹으로 인한 일시적 요인에서 나왔습니다. 하지만 나머지는 0.35%는 일시적이지 않은 요인으로부터 발생했습니다. 옥스포드이코노믹스의 그레고리 다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근원 PCE 물가는 내년 2월께 정점을 찍을 것이며 이후 단지 점진적으로 하락할 것이다. 2022년 4분기까지는 3% 밑으로 떨어질 것 같지 않다"라고 밝혔습니다.

인플레이션 우려에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한때 연 1.50%까지 올랐다가 전날보다 4bp 오른 1.495%로 마감됐습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산타 랠리…또 사상최고, 인플레 걱정 잊었다
PCE 통계는 물가뿐 아니라 소득, 지출 등 여러 가지를 포함합니다. 11월 개인소득(세후 기준)은 전월 대비 0.4%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물가가 0.6%나 뛰다 보니 실제 쓸 수 있는 가처분소득(disposable income)은 오히려 전월보다 0.2% 감소했습니다. 인플레이션이 사람들의 소득을 낮춘 것입니다. 이러다 보니 저축률이 6.9%(전달 7.1%)까지 낮아졌습니다. 이는 팬데믹 이전 평균보다 낮은 것입니다. 소득이 줄어드니 저축할 돈이 줄어드는 것이죠. 이는 앞으로 소비가 줄어들 수 있다는 불길할 전망을 낳았습니다. 물론 아직은 쌓아놓은 저축액이 2조 달러가 넘게 남아 있습니다. 당분간 충분한 버퍼가 될 수 있는 돈입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산타 랠리…또 사상최고, 인플레 걱정 잊었다
PCE 물가가 약간 높기는 했지만, 경제지표들은 전반적으로 예상과 비슷하거나 약간 나았습니다. 이는 산타 랠리에 대한 기대에 젖어있는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했습니다.

주요 지수는 0.2% 수준으로 출발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를수록 상승 폭을 키웠습니다. 결국, 다우는 0.55%, S&P500 지수는 0.62%, 나스닥은 0.85% 올라 거래를 마쳤습니다. S&P는 사상 최고치인 4,725.72로 마감했으며 다우지수는 36,000선에 바짝 다가섰습니다. 변동성 지수(VIX)는 3.6% 하락해 17.96까지 떨어졌습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산타 랠리…또 사상최고, 인플레 걱정 잊었다
CNBC 보도에 따르면 지난 45년간 34차례 산타 랠리(연말 마지막 5거래일+연초 2거래일)가 발생했습니다. 평균 상승 폭은 1.4%에 달합니다. 또 데이터트랙리서치에 따르면 1980년 이후 S&P500의 12월 고점은 41%가 마지막 주에 발생했습니다. 베스포크인베스트먼트는 12월에 변동성이 컸던 해(1973년, 1978년, 1985년, 1995년, 2018년)에는 다음 해 1월 큰 폭으로 상승했다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이미 오미크론으로 생겼던 하락 폭은 모두 만회했고, 내년 Fed의 긴축을 생각할 때 오를 이유가 많지 않은데도 주식은 계속 오르고 있다"라면서 "거래량이 많지 않은 가운데 산타 랠리에 대한 기대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본다"라고 말했습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산타 랠리…또 사상최고, 인플레 걱정 잊었다
이날 월가에서는 <성공하는 주식 전략가를 위한 4단계 가이드>라는 글이 나돌았습니다.

① 1단계는 Fed가 양적 완화(QE)를 할 때입니다. 이때는 고객에게 "Fed가 시장에 유동성을 주입하니 주식을 사라"라고 권합니다.
② 2단계는 Fed가 QE를 하지 않고, 경기는 좋을 때입니다. 고객에게 "경기가 좋으니 주식을 사라"라고 권합니다.
③ 3단계는 Fed가 QE를 하지 않고, 경기도 좋지 않을 때입니다. 고객에게는 "경기가 좋지 않아 채권 금리가 낮다. 그러나 주식을 사라"라고 권합니다.
④ 4단계는 모든 게 좋지 않을 때입니다. 고객에게는 "바이 더 딥(저가매수)에 나서기에 좋을 때"라고 권합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투자자들의 안주에 대해 주의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사토리펀드의 댄 나일스 설립자는 △높은 인플레이션 △Fed의 긴축 전환 △역사적으로 높은 밸류에이션 △코로나 변이로 인한 성장 걱정 등을 들며 “내년에는 주의할 게 많다”라고 밝혔습니다.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이 대부분의 다른 사람들의 예상보다 높을 것이며, 이미 경기 침체를 일으키지 않고는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어려운 지점에 와있다"라고 밝혔습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산타 랠리…또 사상최고, 인플레 걱정 잊었다
모두가 인플레이션을 걱정합니다. 블룸버그의 마켓라이브 글로벌서베이(Markets Live Global Survey)에 참여한 약 700명의 응답자 가운데 가장 많은 31%가 2022년 시장의 가장 큰 위험으로 인플레이션을 지목했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26%), 지정학적 긴장(23%)보다 훨씬 높은 비율입니다.

높은 인플레이션은 여러 가지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시장은 이런 인플레이션이 Fed의 빠른 금리 인상을 촉발할까 걱정하고 있습니다.

바클레이즈의 제프 멜리 리서치헤드와 조너선 밀러 미국 수석 경제학자는 인플레이션에 관한 생각이 다릅니다. 멜리는 임금 상승 소용돌이가 생기면서 인플레이션이 치솟고 Fed가 금리를 올려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밀러는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일시적이고 팬데믹이 사그라지면 저절로 둔화할 것으로 봅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산타 랠리…또 사상최고, 인플레 걱정 잊었다
이들은 최근 바클레이즈 홈페이지에 띄운 팟캐스트에서 열심히 논쟁을 벌입니다. 이들의 논쟁을 보면 월가가 어떤 고민에 처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들의 논쟁을 옮겨봅니다.

-밀러: Fed의 매파적인 전환은 시기상조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일시적인 인플레이션에 대한 이전의 설명이 옳았다고 생각하며, 가격 압력이 예상보다 완화되는 데 시간이 더 오래 걸린다고 해서 Fed의 일시적이란 기본 추론이 틀렸다고 보지 않습니다. 간단히 말해, 인플레이션 압력은 통화 정책이 해결할 게 아니며,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완화될 것입니다. 내년에 금리를 조기에 인상할 것이란 안내는 잘못된 것으로 생각합니다.

-멜리: 동의하지 않습니다. 물가 압력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최소한 Fed가 뭔가 조치하지 않는다면 지금의 인플레이션은 더 높아질 것입니다.

-밀러: 제 생각에는 모든 개 팬데믹으로 인한 가계 행동의 변화, 그리고 이런 변화가 세계 경제에 초래한 도전으로 귀결됩니다. 이러한 행동 변화는 일반적 거시경제 모델에서 나타나는 보다 표준적 충격이라기보다는 구조적 충격에 해당합니다. 구조적 충격은 상대 가격의 변화를 일으키지만, 시간이 지나 새로운 균형이 만들어지면 줄어들 것입니다. 이윤 동기가 시장이 자원을 재배분하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멜리: 당신은 구조적 변화가 가격 수준에 일회성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군요.

-밀러: 시장 가격이 새로운 균형에 도달하는 데 시간이 걸릴 수 있습니다. 팬데믹의 행동 변화가 충격을 일으키고, 게다가 세계 경제의 대응을 지연시키고 있어서 특히 그렇습니다.
팬데믹이 얼마나 오래 지속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하지만 팬데믹의 부담이 사라지는 시기에는 이러한 가격 압력은 진정될 것이며, 일부 가격 변화는 되돌려질 것으로 믿습니다.

-멜리: 코로나 팬데믹이 인플레이션 상승의 배후에 있다는 점에 동의합니다. 시간이 흐르면 경제가 조정되고 자원이 재할당된다는 데 동의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실제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첫째, 코로나는 가까운 미래에 우리 옆에 계속 머무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코로나의 장기화로 고통받을 수 있습니다. 둘째, 이런 큰 충격은 영구적 변화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새로운 패러다임에 진입했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마지막으로, 이런 모든 가격 변화가 인플레이션 기대치에 영향을 미치고, 이는 스스로 추가 상승 소용돌이를 촉발할 수 있다는 점이 걱정됩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산타 랠리…또 사상최고, 인플레 걱정 잊었다
-밀러: 팬데믹으로 사람들이 서비스 소비를 줄이고 상품 소비는 상대적으로 늘렸습니다. 이에 따라 세계 경제는 생산 구성에 급격한 변화 압력을 받았습니다. 팬데믹이 지속하는 동안에는 생산은 그렇게 쉽게 변화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공급 병목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멜리: 모든 원인을 상품 수요로 돌리는군요. 미국 경제는 기본적으로 서비스 중심 경제예요.

-밀러: 맞아요. 상품은 미국 소비자 지출의 30% 수준이었죠. 하지만 지금은 35%에 가깝습니다. 이는 실제로 엄청난 변화입니다. 미국의 소비자 지출은 거의 16조 달러에 달합니다. 따라서 그중 5%는 추가로 8000억 달러를 상품 소비에 쓰는 것입니다. 지난 3월 실질 내구재 지출은 전염병 이전 수준보다 34% 증가했고 서비스 지출은 5.5% 감소했습니다. 그것은 바로 엄청난 변화입니다. 그리고 이런 현상이 이어지면서 공급망에 대한 영향은 누적됐습니다. 재고는 고갈되고 미국 제조업체들은 생산을 늘리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으며, 수입이 급증하면서 무역 적자가 대폭 늘었습니다. 로스앤젤레스와 롱비치 항구에서 지난해 9월까지 1년간 하역된 컨테이너의 양은 이전 12개월에 비해 17.5% 증가했습니다. 팬데믹 상황에서 이런 많은 물량을 처리해야 하면서 문제는 더욱 악화했습니다. 사실 팬데믹 이전보다 트럭 운전사가 더 적은 건 아닙니다. 현재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고 있습니다.

-멜리: 좋아요. 상품에 대한 극단적인 수요가 인플레이션을 어떻게 주도하고 있는지에 대한 훌륭한 설명이네요.

-밀러: 중요한 건 첫째, 상품 수요가 계속 증가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그것은 이미 정점에서 다소 떨어졌습니다. 우리가 구매할 수 있는 TV 등 내구재의 양에는 자연스러운 한계가 있습니다. 가구의 저장 공간이 이제 가득 찼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둘째, 팬데믹이 사그라지면 여행과 관광, 외식, 문화 활동과 같은 코로나로 인해 중단된 서비스 지출은 모두 회복될 것입니다. 사람들은 여전히 여행을 하고 싶어 합니다. 소비자들이 다시 팬데믹 이전의 소비지출 구성으로 돌아가면서 상품의 공급 병목 현상은 줄어들 것이며, 가격이 예전 수준으로 떨어지지는 않더라고 최소한 안정화될 겁니다.

-멜리: 공급망이 조정되고 병목 현상이 사라지리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당신은 하나를 빠뜨렸습니다. 서비스 지출이 다시 늘리면 서비스 고용이 크게 늘어야 해요. 그런데 사실 미국에는 고용할 사람이 남아 있지 않습니다. 지난 10월 구인공고는 1100만 개를 넘습니다. 전체 노동력의 거의 7%에 달합니다. 하지만 11월 실업률은 4.2%에 불과합니다. 완전고용 수준과 그리 멀지 않습니다. 제게는 노동 시장이 매우 빡빡하게 보입니다. 사람들은 노동시장을 떠났고 돌아오지 않습니다. Fed는 완전고용에 대한 정의를 바꿔야 하는 판이에요.
이게 의미하는 건 소비지출 패턴이 정상화되면 단순히 상품 인플레이션은 서비스 인플레이션으로 대체될 것이라는 겁니다. 곳곳에 공급 제약이 있고, 사람들이 다른 것을 사려고 하면 그곳에서 인플레이션이 나타날 것입니다.

-밀러: 노동 시장을 떠난 400만 노동자 중 상당수가 앞으로 다시 돌아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노동 시장을 떠난 근로자의 프로필을 살펴보면 그들이 다시 직업을 찾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그들은 대학 학위가 없으며 소매 등 감염 위험이 큰 서비스 직업을 가졌습니다. 그들은 결혼했고 배우자가 버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팬데믹이 번지고 정부가 돈을 나눠주면 한동안 직장에 나오지 않을 수 있지만 영원히는 않을 겁니다.
그들은 팬데믹 때 초과 저축을 결국 소비하게 될 것이고, 물가상승으로 생활비 부담이 증가하면서 직장 복귀 유인이 커질 것입니다. 임금도 오르고 있습니다. 고용비용지수는 지난 9월 팬데믹 이전 2.5~3%에 비해 4% 증가했지요.

-멜리: 당신은 높은 임금이 사람들을 노동 시장으로 다시 데려올 하나의 요인으로 언급했습니다. 맞아요. 임금이 오르고 있고, 이는 인플레이션을 부릅니다. 기업은 임금이 오른 이유로 가격을 높이게 되고 노동자들은 또 임금 인상을 요구하게 되지요. 소위 임금 상승 소용돌이가 생기는 겁니다. 당신은 임금 상승의 위험을 얕잡아 보고 있어요. Fed의 매파적 전환이 이런 소용돌이가 본격화되는 걸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밀러: 임금 연쇄 상승은 확실히 걱정스러운 일이지만, 우리가 그 시점에 가깝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임금 압력은 팬데믹 기간 가장 큰 이탈을 겪은 비숙련 직종에서 강력하게 발생하고 있어요. 많은 사람이 인식하는 것보다 훨씬 더 제한적입니다.
게다가,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는 역사적 기준으로 볼 때 그렇게 높지 않습니다. 이런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당신이 방금 말한 임금 상승 소용돌이의 핵심 원인이지요. 저는 숙련직종에서도 임금 상승 소용돌이가 촉발될 것이고, Fed가 이를 막기 위해 긴축해야 한다는 생각에는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멜리: 높은 인플레이션을 지속시킬 수 있는 다른 변화도 있습니다. 경쟁의 쇠퇴입니다. 각 산업의 가장 큰 회사가 인수합병을 통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높은 가격을 책정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들은 팬데믹으로 인플레이션이 높아지자 경쟁적으로 가격을 올리고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이 오래 지속할수록 이것이 문제입니다.

-밀러: 당신의 주장을 이해하지만, 인플레이션에 대한 시장 지배력의 역할은 실제로 다소 제한적입니다. 미국의 거의 모든 산업에서 인수합병이 발생하면서 대기업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 20년 동안 크게 증가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팬데믹과 함께 더 가속화되었습니다. 하지만 이게 반드시 가격 인상으로 나타나지는 않습니다. 기업 집중도가 높아지는 것은 가장 우수하고 효율적인 회사만 살아남는 치열한 가격 경쟁에 따른 부작용일 수 있습니다. 이른바 승자독식(Winner Take All) 이론에 따르면 기업은 경쟁 기업을 시장에서 쫓아내지 않으면 가격을 올릴 수 없습니다. 당신이 지적한 게 인플레이션 악화에 크게 기여하지 않을 수 있다는 걸 의미합니다. 그리고 시장 지배력이 우려된다면 금리를 인상하는 것보다 반독점 규제를 하는 게 더 나은 해결책이 될 수 있습니다. 금리를 높이는 건 성장과 고용 등 경제의 모든 구석에 영향을 미칩니다.

-멜리: 이런 인플레이션이 없었을 때라면 그렇겠지요. 하지만 지금 우리는 다른 환경에 있습니다. 반독점 정책이 이런 인플레이션 소용돌이를 방지할 만큼 충분히 빨리 작동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금리 인상이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밀러: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이것도 일시적인 고민이 될 것입니다.

-멜리: 내가 맞다면(인플레이션이 지속한다면) 당신의 관점은 불에 휘발유를 뿌리는 게 될 것입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