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코스피지수는 7월 6일 3305.21로 사상 최고가(종가 기준)를 기록한 뒤 우하향 곡선을 그렸다. 성탄절 전날인 24일에는 0.48% 오른 3012.43에 마감했다. 이날 서울 종로구에 있는 한 전광판에 올 하반기 코스피지수 그래프가 표시돼 있다.   /김범준 기자
올해 코스피지수는 7월 6일 3305.21로 사상 최고가(종가 기준)를 기록한 뒤 우하향 곡선을 그렸다. 성탄절 전날인 24일에는 0.48% 오른 3012.43에 마감했다. 이날 서울 종로구에 있는 한 전광판에 올 하반기 코스피지수 그래프가 표시돼 있다. /김범준 기자
올해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도 규모가 글로벌 금융위기 후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외국인은 일본 대만 등 다른 아시아 시장에서는 순매수 기조를 유지했다. 외국인들이 유독 한국 시장에서만 주식을 내다판 것은 반도체 등 국내 주력 제조업의 업황 둔화 우려, 중국 경기 경착륙 가능성 등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23일까지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5조9543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발한 2008년(33조6034억원) 후 최대 규모다. 지난해 말 36.5%였던 유가증권시장의 외국인 지분율은 올해 33.6%로 하락했다. 2015년 말(32.2%) 후 최저 수준이다. 외국인 매도로 올들어 23일까지 코스피지수 상승률은 4.34%로 미국(S&P500 25.83%) 대만(21.82%) 일본(4.93%)보다 낮았다.
외국인 역대급 '셀코리아'…韓 증시만 맥 못췄다
외국인의 한국 주식 매도에는 반도체 업황 둔화에 대한 우려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올해 외국인은 전기·전자업종에서만 24조7000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았다. 올해 순매도액의 대부분이 전기·전자업종에 집중된 것이다. 헝다 사태와 정부 규제 등으로 중국 경기 경착륙을 둘러싼 우려가 커진 점도 외국인의 ‘셀 코리아’에 일조했다는 분석이다. 정명지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외국인은 보통 중국 시장과 한국 시장을 한데 묶어 비중을 조절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개인은 올해 사상 최대 규모로 주식을 사들였다. 올해 유가증권시장에서 사들인 주식만 66조7709억원어치로 지난해 매수금액(47조4907억원)보다 41%나 많다. 다만 하반기 들어 개인 매수세가 약해지면서 외국인의 귀환 여부가 국내 증시 향방을 결정지을 변수로 떠올랐다.

증권가에선 내년에도 외국인이 돌아오기 쉽지 않은 환경이라고 본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정보팀장은 “미국 중앙은행(Fed)의 긴축 전환에 따른 달러 강세와 글로벌 경기·물가 부담으로 인한 상장사들의 실적 불안 요인이 겹쳐 외국인 매도는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다만 중국의 경기부양책과 인플레이션 완화 등으로 외국인이 내년에는 순매수로 돌아설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슬기/심성미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