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은행 대출한도 재설정에 실수요자 '숨통' 예상
차주별 DSR 규제 강화…결혼·장례 등 실수요자엔 추가 한도 부여
토스뱅크, 내달 1일 신규 대출 재개…카카오뱅크, 비대면 주담대 출시
은행 내년초 가계대출 본격 재개…우대금리 복원·사전신청 접수
새해에는 가계대출 총량 한도가 재설정되면서 총량 규제에 막혀 닫혔던 은행권의 대출 문이 속속 열릴 예정이다.

결혼·장례 등 특수한 상황에 있는 경우 신용대출 한도를 추가로 받을 수 있게 돼 실수요자들의 숨통이 어느 정도 트일 전망이다.

다만 정부가 내년 가계부채 증가율을 올해보다 낮은 4∼5%대에서 관리하겠다고 밝힌데다, 차주(대출자)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3단계 시행으로 대출 조건은 더욱 까다로워진다.

◇ 연초 대출 총량 목표 '리셋'…은행권 대출 재개 준비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로 대출 문턱을 높이거나, 아예 대출을 중단해야 했던 은행권이 대출 재개 준비에 한창이다.

연간 단위로 설정되는 은행별 대출 총량 목표치가 내년 1월 1일자로 재설정되기 때문이다.

한동안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위해 우대금리를 축소, 대출금리를 높이는 방식으로 수요를 관리했던 은행권에서는 우대금리를 일부 복원시키고 있다.

우리은행은 다음 달 3일부터 10개 신용대출 상품의 4개 주택담보대출의 우대금리를 기존 대비 최대 0.6%포인트까지 올리기로 했다.

우대금리를 확대하면 사실상 대출 금리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

NH농협은행은 내달부터 신규 주택담보대출 판매를 정상화한다.

농협은행은 지난 8월 주택담보대출을 중단한 뒤, 이달부터는 무주택자에만 부분적으로 신규 주담대 판매를 재개한 상태였다.

11월부터 최대 2천만원까지로 낮췄던 신용대출 한도도 다시 1억원으로 확대한다.

신규 주담대 판매를 잠정 중단했던 SC제일은행은 내년 대출 재개에 앞서 이달 20일부터 사전 신규 신청을 받으며 준비에 착수했다.

인터넷 전문은행도 대출 재개 준비에 한창이다.

올해 출범 9일 만에 대출 한도를 소진해 신규 대출을 중단해야 했던 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도 내달 1일 신규 대출을 재개한다고 공지했다.

카카오뱅크는 내년 초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상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연초에는 실수요자들이 체감하는 대출 여건이 올해 하반기보다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 내년초 가계대출 본격 재개…우대금리 복원·사전신청 접수
◇ 차주별 DSR로 대출 까다로워지지만…실수요자엔 추가 한도

다만 내년부터 차주별 DSR 규제가 강화되면서 대출 조건은 더욱 까다로워진다.

DSR 규제는 대출자의 연간 원리금 상환액을 연 소득의 일정 비율 이내로 제한하는 제도를 말한다.

은행에서 돈을 빌릴 경우 이 비율이 40%를 넘을 수 없다.

예를 들어, 연봉이 4천만원인 차주가 DSR 40% 규제를 적용받으면 연간 원리금 합계 1천600만원까지만 은행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내년 1월부터는 DSR 2단계가 시행돼 총대출액이 2억원을 초과하는 대출자에게 차주별 DSR 규제가 적용된다.

3단계가 시행되는 7월부터는 1억원 초과 대출자까지 적용 대상이 확대된다.

게다가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 기조가 지속될 예정이라 내년에도 은행에서 돈을 빌리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내년 가계대출 총량 관리 목표치는 4∼5%대로 올해보다 낮게 설정됐다.

다만 실수요자에게는 최대 1억원의 추가 대출 한도가 부여될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10월 26일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실수요가 인정되는 신용대출의 경우 한도를 연 소득 대비 1배로 제한하는 조치에서 일시 예외를 적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주요 시중은행은 최근 협의를 거쳐 결혼·장례·상속세·출산·수술·입원 등에 필요한 신용대출의 특별한도를 '연 소득의 0.5배 이내, 최대 1억원까지' 범위에서 추가 적용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당국과의 협의를 마치면 내달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중·저신용자 대출에도 상대적으로 숨통이 트이겠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지난 3일 기자간담회에서 "중·저신용자에 대한 대출, 정책서민금융 상품에 대해서 최대한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대출 중단이 없도록 체계적으로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