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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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업계에서 정보기술(IT), 의료 등 첨단제조업과 기계, 자동차 등 일반제조업의 양극화가 지난해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첨단 벤처산업은 주목받은 반면 전통 제조업은 오히려 쇠퇴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1년 벤처기업정밀실태조사’ 결과를 26일 발표했다. 2020년 말 기준 3만9101개 벤처기업의 경영성과 및 고용, 연구개발(R&D) 투자 현황 등이 담겼다.

벤처기업의 총 매출액은 206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14조원 늘었다. 4대 그룹(삼성, 현대차, SK, LG)과 비교하면 삼성(265조원)에 이어 두번째로 매출이 많았다. 벤처기업의 평균 매출액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0.1% 감소)을 유지했다. 하지만 기업당 평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39.2%, 237.5%로 크게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고, 비대면 경제가 활성화되면서 첨단제조·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전반적인 벤처기업 수익성이 개선됐다는 분석이다.
자료=중기부 '2021년 벤처기업정밀실태조사'
자료=중기부 '2021년 벤처기업정밀실태조사'
실제로 벤처기업 업종별 매출은 소프트웨어개발·IT기반서비스(매출 26.1% 증가), 도소매·연구개발서비스·기타서비스(15.1% 증가), 의료·제약(11.6% 증가) 등 첨단제조·서비스 분야에서 비교적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반면 기계·자동차·금속(매출 9.8% 감소), 음식료·섬유·비금속·기타제조(2.4% 감소) 등 일반제조업 매출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R&D 투자에서도 업종별로 온도 차를 보였다. 벤처기업의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중은 4.4%로 대기업(1.8%)보다 2.4배 많았다. 중소기업 평균 R&D 투자(0.8%)와 비교하면 5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업종별로는 소프트웨어·IT기반서비스 8.2%, 의료·제약 8.1% 등의 R&D 투자 비중이 높은 편이었다. 반면 섬유·비금속·기타제조 1.9%, 기계·자동차·금속 2.6% 등 일반제조업의 R&D 투자 비중은 비교적 낮았다.

벤처기업 종사자는 81만7000명으로 전년 대비 7000명 증가했다. 4대 그룹 전체 고용 인원보다 약 11만9000명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벤처기업의 기업당 평균 고용은 20.9명으로 전년(22.2명) 대비 5.9% 줄었다. 이에 대해 중기부 관계자는 “고용 인원인 비교적 적은 창업 초기 기업이 지난해 신규 벤처확인을 비교적 많이 받고, 그 반대인 업력 3년 초과 기업에선 벤처확인 만료가 많았던 현상이 반영된 결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민경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