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속 아이템을 NFT(대체불가능토큰)로 만들어 판매하려는 게임사가 늘어나고 있다. NFT는 블록체인 기술로 발행하는 디지털 인증서다. 게임 아이템 소유자와 거래내역 정보를 위·변조하거나 해킹할 수 없도록 블록체인에 저장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농장 경영게임 ‘팜빌’ 개발사 징가와 액션 어드벤처 게임 ‘어쌔신 크리드’ 제작사 유비소프트 등은 최근 NFT 아이템을 도입하기 위한 실험을 하고 있다. 글로벌 게임사 일렉트로닉아츠(EA)와 플레이티카 등은 이용자를 늘리기 위해 NFT를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매트 울프 징가 블록체인게임담당 부사장은 “내년 초 수천 개의 NFT 상품을 개발해 판매할 것”이라며 “NFT는 게임의 미래”라고 말했다.

이들 기업은 NFT를 미래 먹거리로 보고 있다. 3차원(3D) 가상세계인 메타버스가 활성화되면 게임에서 NFT 거래가 급증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나중에는 특정 게임에서 구매한 NFT 아이템을 다른 게임이나 소셜미디어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이들은 전망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런 이유로 NFT 아이템이 일종의 자산으로 여겨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동안 NFT 기반 게임을 개발한 기업은 대부분 소규모 독립 게임사였다. 그러나 이제는 대형 게임사도 속속 뛰어들고 있다. 이달 유비소프트는 슈팅비디오 게임 ‘톰 클랜시의 고스트 리콘 브레이크 포인트’ 이용자들에게 2000개 이상의 NFT 아이템을 무료로 제공했다. 헬멧, 총, 전투 바지 등이 한정판으로 배포됐다.
NFT 도입에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에서 게임 부문을 이끌고 있는 필 스펜서 부사장과 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최고경영자(CEO)는 NFT의 보안과 가치에 대해 우려를 제기했다. NFT는 게임사가 돈을 벌기 위한 또 다른 계략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그런데도 게임사들이 NFT 경제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게임 시장조사업체 뉴주에 따르면 올해 소비자들이 게임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쓴 금액 1800억달러 가운데 4분의 3 이상을 게임 아이템 구매가 차지했다. 세계적으로 비디오 게임을 즐기고 있는 사람은 약 30억 명으로 집계됐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