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연휴 동안 전 세계 항공기 6700편가량이 결항됐다. 전체 항공기의 20% 정도가 운항을 취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 여파로 일할 수 있는 승무원이 부족해진 탓이다.

25일(현지시간) 미국 항공기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어웨어에 따르면 24~26일 세계에서 6670편의 항공기가 결항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미국 공항을 이용한 국내선 및 국제선 항공편이 3분의 1가량인 2163편을 차지했다. 날짜별 결항 편수는 24일 2380편(미국 690편), 25일 2852편(994편)이었다. 26일 이륙하는 항공편 중 1438편(479편)이 운항 취소를 예고했다. 시간이 갈수록 지연 항공기 중 일부가 취소돼 26일 이륙하지 못하는 항공기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전날 기준으로 미국 델타항공과 유나이티드항공, 제트블루항공의 항공기 중 최소 12%가 운항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크리스마스 연휴처럼 극성수기엔 세계에서 하루 평균 11만5000대의 항공기가 운항된다고 전했다. 크리스마스 연휴 기간 중 평균 20%가량의 항공기가 결항된 셈이다. 블룸버그는 결항 사태가 가장 심각한 곳이 중국 동부 지역이었으며 시안공항 결항률이 가장 높았다고 전했다. 24~25일 시안공항을 이용한 항공기 3대 중 1대의 운항이 취소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항공기 결항이 급증한 것은 성탄절 연휴를 맞아 항공 여객 수요는 늘어났지만 오미크론 변이 여파로 항공업계 가용 인력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상당수의 조종사나 승무원이 코로나19에 감염되거나 밀접 접촉자로 분류돼 일할 수 없게 됐다는 얘기다. 일부 지역의 악천후도 운항 차질에 영향을 미쳤다.

데릭 돔브로스크 제트블루항공 대변인은 “다른 기업과 마찬가지로 많은 항공사 직원도 오미크론으로 인해 병가를 내고 있다”며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하고 있어 운항 차질이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미국 항공사는 인력난이 심해지자 코로나19 격리 기간과 백신 접종 후 근무 투입 기간 등을 단축해 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헨리 하르트 여행 컨설턴트는 “항공사가 오미크론에 충분한 대비책을 세우지 못한 상태여서 대규모 결항 사태가 새해 연휴 주말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