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약회사 화이자와 함께 코로나19 백신을 공동 개발한 독일 생명공학기업 바이오엔테크가 백신 판매로 매출 대박을 터뜨리면서 독일 마인츠시의 법인세 수입이 10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마인츠시의 법인세 수입은 지난해 1억7300만유로에서 올해 10억유로(약 1조3500억원)로 급증했다. 마인츠시에 본사를 둔 바이오엔테크가 늘어난 법인세의 대부분을 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오엔테크는 지금까지 코로나19 백신을 20억 회분 이상 판매하면서 올해 순이익만 100억유로가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마인츠시는 부채를 탕감하는 데 세수를 사용할 방침이다. 마인츠시가 속한 라인란트팔츠주는 작년 1인당 부채비율이 독일에서 가장 높았다. 하지만 마인츠시는 올해 11억유로의 세수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에도 4억9000만유로 넘게 흑자를 낼 전망이다. 마이클 에블링 마인츠시장은 “마인츠가 바이오엔테크 덕분에 ‘세계의 약국’으로 거듭났다”며 “늘어난 세수를 부채 청산에 사용하겠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마인츠시는 기업의 법인세 부담을 3분의 1 줄여주기로 했다. 연간 3억5000만유로라는 큰 금액을 포기하는 것이지만 법인세 인하로 더 많은 기업이 마인츠시에 들어오고 일자리가 늘어나는 선순환 효과를 기대해서다. 귄터 벡 마인츠시 재무국장은 “법인세 인하 결정은 바이오엔테크나 다른 기업의 요청에 따른 게 아니라 더 많은 투자 유치를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다른 바이오 업체의 마인츠시로의 이전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마인츠시는 이번 기회에 기업 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해 세계적인 바이오 허브로 거듭난다는 전략이다. 이 과정에서 일자리도 5000개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오엔테크는 10억유로 이상을 투자해 본사를 확장하고 마인츠 전역에 공장 10곳을 건설해 몇 년간 일자리 수천 개를 더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