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물 가공' 90% 장악한 中…배터리 공급망 죄며 '가격 갑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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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소수 사태 이후 가격 쥐락펴락하는 中기업
남미·호주 등서 광물 쓸어담아 가공…대놓고 가격 올려
국내 배터리 직격탄…LG엔솔, 울며 겨자 먹기로 10% 인상
포스코·LG화학, 자체개발·JV 설립…대체 수입처 발굴해야
남미·호주 등서 광물 쓸어담아 가공…대놓고 가격 올려
국내 배터리 직격탄…LG엔솔, 울며 겨자 먹기로 10% 인상
포스코·LG화학, 자체개발·JV 설립…대체 수입처 발굴해야
2차전지 배터리 양극재 핵심 원료인 리튬의 국제가격은 미국 달러가 아니라 중국 화폐단위인 ‘위안’으로 책정된다. 세계 리튬 매장량의 60%가 남미의 볼리비아, 칠레, 아르헨티나 염호(소금호수) 등 ‘리튬 삼각지’에 몰려 있지만 수산화리튬, 탄산리튬 등 2차전지에 쓰이는 리튬 화합물 1위 생산 국가는 중국이다. 중국 광물업체들이 일찍부터 남미와 호주에서 리튬을 대거 들여온 뒤 1차 가공을 거쳐 화합물을 생산하고 있다. 중국이 리튬 매장량(5~6%)에 비해 가격 면에서 10배 이상 웃도는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세계 리튬 공급망을 흔드는 배경이다.
더 큰 문제는 광물을 가공해 만드는 원재료(광물 화합물) 시장도 중국이 독점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업체들은 가공을 거친 원재료를 중국에 전적으로 의존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 1~9월 양극재 핵심소재인 전구체에 들어가는 산화텅스텐, 수산화칼슘, 수산화망간 등의 원재료 수입액은 19억9512만달러(약 2조3700억원)였다. 이 중 92.8%인 18억5081만달러(약 2조2000억원)어치를 중국에서 수입했다.
업체 관계자는 “리튬과 코발트를 가공하는 과정에서 오염물질이 발생할 수 있고 노동집약적 생산이 필요하다”며 “원재료를 대량 확보할 수 있는 국가는 중국이 유일해 요구조건을 들어줄 수밖에 없다”고 했다.
리튬과 함께 양극재 핵심 원료인 코발트는 아프리카 콩고에 세계 매장량의 60%가 묻혀 있다. 뤄양몰리브덴 등 중국 기업들은 2012년부터 100억달러(약 12조원) 이상을 투자해 콩고 코발트광산을 싹쓸이했다. 광물부터 원재료(코발트화합물)까지 코발트 공급망을 중국 업체가 장악한 것이다. 반도체·기계·철강의 핵심 원재료인 텅스텐과 망간은 중국이 화합물뿐 아니라 최대 광물 생산국가로, 공급망을 100% 좌지우지하고 있다. 정부가 2017년 4차 산업혁명에 필수적인 핵심 5대 광물로 선정한 리튬, 니켈, 코발트, 망간, 텅스텐의 공급망을 중국이 모두 장악한 것이다.
강내영 무협 수석연구원은 “‘차이나+1’ 전략의 일환으로 베트남 태국 등 아시아 지역 내 대체국가를 발굴해 거점 다변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기업들도 중국 업체와의 조인트벤처(JV) 설립 및 직접 자원조달 등을 통한 안정적인 원재료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포스코는 리튬 확보를 위해 아르헨티나 염호와 호주 광산개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LG화학은 니켈 최대 산지인 인도네시아에 니켈 생산공장을 짓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강경민/남정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광물 공급망 시장 장악한 中
26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요소수 파동으로 불거진 중국발(發) 원자재 대란이 국내 배터리 생태계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원통형 배터리 가격을 인상한 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국내 원통형 배터리 고객사는 대부분 초소형 전기차 및 전기버스·트럭·굴착기 등 중소 제작사다. 배터리 가격의 급격한 인상이 내년에도 이어지면 중소 모빌리티업계가 어려움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내 대형업체에 주로 공급되는 각형과 파우치 가격도 내년에 대폭 인상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소재업체 관계자는 “전기차 원재료 수요가 급증하면서 가격도 굉장히 불안정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이 ‘블랙홀’처럼 광물 자원을 싼값에 대거 빨아들이면서 국제 광물가격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더 큰 문제는 광물을 가공해 만드는 원재료(광물 화합물) 시장도 중국이 독점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업체들은 가공을 거친 원재료를 중국에 전적으로 의존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 1~9월 양극재 핵심소재인 전구체에 들어가는 산화텅스텐, 수산화칼슘, 수산화망간 등의 원재료 수입액은 19억9512만달러(약 2조3700억원)였다. 이 중 92.8%인 18억5081만달러(약 2조2000억원)어치를 중국에서 수입했다.
“中 업체 요구는 법과 다름 없어”
국내 업체들은 국제 광물가격보다 중국에서 제조하는 광물 화합물 가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수급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소재·완성차 업체는 원재료를 적기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다. 협상 과정에서 중국 가공업체들이 ‘슈퍼갑(甲)’으로 군림하고 있다는 설명이다.업체 관계자는 “리튬과 코발트를 가공하는 과정에서 오염물질이 발생할 수 있고 노동집약적 생산이 필요하다”며 “원재료를 대량 확보할 수 있는 국가는 중국이 유일해 요구조건을 들어줄 수밖에 없다”고 했다.
리튬과 함께 양극재 핵심 원료인 코발트는 아프리카 콩고에 세계 매장량의 60%가 묻혀 있다. 뤄양몰리브덴 등 중국 기업들은 2012년부터 100억달러(약 12조원) 이상을 투자해 콩고 코발트광산을 싹쓸이했다. 광물부터 원재료(코발트화합물)까지 코발트 공급망을 중국 업체가 장악한 것이다. 반도체·기계·철강의 핵심 원재료인 텅스텐과 망간은 중국이 화합물뿐 아니라 최대 광물 생산국가로, 공급망을 100% 좌지우지하고 있다. 정부가 2017년 4차 산업혁명에 필수적인 핵심 5대 광물로 선정한 리튬, 니켈, 코발트, 망간, 텅스텐의 공급망을 중국이 모두 장악한 것이다.
“‘차이나+1’ 전략 구사해야”
전문가들은 국내 업체들이 높은 중국 의존도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중국 업체들의 ‘갑질’에 계속 시달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은 글로벌 교역에서 여전히 중요한 가공국이지만 생산 의존도를 가능하면 조금씩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강내영 무협 수석연구원은 “‘차이나+1’ 전략의 일환으로 베트남 태국 등 아시아 지역 내 대체국가를 발굴해 거점 다변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기업들도 중국 업체와의 조인트벤처(JV) 설립 및 직접 자원조달 등을 통한 안정적인 원재료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포스코는 리튬 확보를 위해 아르헨티나 염호와 호주 광산개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LG화학은 니켈 최대 산지인 인도네시아에 니켈 생산공장을 짓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강경민/남정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