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회복 공약-성장과 복지의 선순환’이라는 발표문 제목 그대로 윤 후보 공약은 아주 상식적이다. 성장과 일자리정책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경제를 활성화하고, 이 기반에서 지속가능한 생산적 복지를 다지는 것은 기본이고 상식이다. 결코 어렵거나 새로운 이론도, 재검증이 필요한 정책도 아니다. 그간 철지난 이념과 선동에 찌든 정치가 이를 가로막는 바람에 일자리도 잃고, 복지시스템까지 왜곡해 버린 엉터리 국정이 됐었다.
문제는 옳은 원칙을 외쳐놓고도 실행방안과 시행 각론에서는 엉뚱하게 가는 것이다. 국민의힘의 행태를 보면 그런 의구심이 클 수밖에 없다. 윤 후보의 이번 공약도 6개월 전 이른바 ‘대선 출사표’ 발표 때 언급했던 내용이다. 하지만 그간의 우왕좌왕 행보를 돌아보면 진정성과 일관성부터 의심받기에 충분했다.
일자리 창출을 외치려면 적어도 노동·고용시장 개혁을 어떻게 하겠다는 프로그램도 나와야 한다. 그 바탕에서 왜곡된 노사관계 정상화와 투자 확대를 위한 기업규제 완화 등 단·장기 제도 개선안이 제시돼야 한다. 그런데도 소수 ‘귀족 노동자’의 이익집단처럼 돼버린 노조단체를 찾아가 노동이사제를 수용하겠다고 하고, 기업계가 우려하는 타임오프제에 찬성하며 노조 표를 구걸해왔다. 일자리 창출을 말로만 외치는 건 아닌가.
복지문제에서는 기초생활보장 확대, 근로장려세제(EITC) 요건 완화, 긴급복지지원 확대로 좀 더 구체화하기는 했다. 이 또한 그렇게 가려면 무차별 현금살포 금지, 건전재정을 위한 연도별 목표치 제시, 복지전달체계 혁신 약속이 병행돼야 한다. 어중간하게 이것저것 다 말하며 기회주의로 가면 일자리도 복지도 다 잃을 것이다. 지엽적 기우지만, 경제와 정책에 ‘행복’의 남용도 자중하기 바란다. 그가 연거푸 ‘행복 경제’ ‘국민행복시대’라고 했기에 하는 말이다. 쓸데없는 ‘희망고문’이 될 수 있다. 2년째 계속되는 코로나를 극복하고 추락한 잠재성장률을 복원하려면 한동안 고통을 인내하자고 해야 할 상황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