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등 올해 하반기기 내내 박스권에 갖혔던 현대차 주가가 간만에 상승 시동이 걸렸다.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시장 진출 가속화 계획을 발표함에 따라 투자자들이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24일 전 거래일 대비 6500원(3.11%) 오른 21만5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현대차 주가는 이달 들어 이날까지 종가 기준 7.21% 올랐다. 이날도 현대차 주가는 강보합세를 나타내고 있다.

그동안 현대차 주가는 도요타, 폭스바겐 등 경쟁업체들의 주가가 뛰는 동안 홀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달 말에는 주가가 20만원선 아래로 내려앉기도 했다.

올해 현대차 주가가 부진한 배경에는 이익보다 전기차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전기차(EV) 전용 플랫폼 기반 신차를 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경쟁사의 공격적인 EV 전략 발표로 인해 경쟁력에 대한 우려가 제기돼 왔다.

연초만 해도 현대기아차는 GM, 폭스바겐과 테슬라의 뒤를 쫓는 업체 중 하나로 재평가 됐다. 그러나 현재는 GM, 폭스바겐보다 뒤처진 가운데 포드에게 추격을 허용 중이다. 밸류에이션 상향의 핵심 변수인 전동화 전환 속도 및 계획이 상대적으로 느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대차 사장의 전기차 판매 목표 상향 시사와 연구개발 조직의 전동화 중심 개편 실행 등 전동화로의 가속이 감지됨에 따라 밸류에이션과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최근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미국 자동차 전문지 오토모티브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중장기 EV 전략 강화 계획을 공개했다. 2026년 전기차 판매 목표를 170만대로 상향 제시했으며 미국 내 전기차 생산 설비 확충을 위해 74억달러(약 8조8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임을 밝혔다.

현대차는 2026년까지 총 13종의 전기차 신모델을 선보일 계획으로 확장된 라인업 구성을 위해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외 신규 전용 플랫폼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현대차의 전기차 판매 가이던스는 22만대로 올해 대비 57% 증가할 전망이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아이오닉5와 EV6의 유럽·미국으로의 순차적 출시와 판매기여로 월별 전기차 점유율이 상승하고 내년 상반기로 예상되는 전동화 목표 및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 공개되면 추가적인 촉매로 작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현대차의 4분기 실적도 긍정적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대차의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7.9% 증가한 2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의 투자 포인트는 내년 중국 외 글로벌 판매 증가에 따른 영업이익 증가와 재고 감소 여파로 내년 대당 공헌이익 감소폭은 제한적"이라며 "중고차 가격이 추가 상승함에 따라 금융부문 손익이 예상을 상회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