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아내 김건희 씨의 기자회견에 시청자들의 관심이 뜨거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시청률 전문기업 TNMS에 따르면 김 씨 기자회견을 실시간 방송한 채널들의 전국 가구 시청률 합은 12.7% (TV조선 4.8 %, SBS 2.2%, YTN 2.1 %, JTBC 2.0%, 연합뉴스 1.6%)를 기록했고 351만 명이 동시 시청했다.
김 씨는 지난 26일 오후 3시부터 약 8분간 국민의힘 당사에서 전격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허위 이력 기재 의혹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 말씀드린다"고 공식으로 사과했다.
김 씨는 "두렵고 송구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면서 "잘 보이려고 경력을 부풀리고 잘못 적은 것도 있었다"고 말했다. 윤 후보의 정치 입문 이후 김 씨가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그는 논란이 된 이력 부풀리기 의혹에 대해 "일과 학업을 함께 하는 과정에서 제 잘못이 있었다"며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 돌이켜보니 너무나 부끄러운 일이었다"고 잘못을 인정했다. 그러면서 "모든 것이 제 잘못이고 불찰이다. 부디 용서해 달라"고 했다.
임신했다가 아이를 잃었다는 사실과 남편 윤 후보에 대한 미안함을 표현할 때는 눈물을 삼키기도 했다.
김 씨는 "남편이 저 때문에 지금 너무 어려운 입장이 되었다"면서 "제가 없어져서 남편이 남편답게 평가받을 수만 있다면 차라리 그렇게라도 하고 싶다"고도 했다.
이어 "저는 남편에 비해 한없이 부족한 사람이다. 제가 사랑하고 존경하는 남편 윤석열 앞에 제 허물이 너무나도 부끄럽다"면서 "결혼 이후 남편이 겪은 모든 고통이 다 저 탓이라고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혼 후 어렵게 아이를 가졌지만, 남편의 직장 일로 몸과 마음이 지쳐 아이를 잃었다"면서 "예쁜 아이를 낳으면 업고 출근하겠다던 남편의 간절한 소원도 들어줄 수 없게 되었다"고 전했다.
김 씨는 "과거의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국민의 눈높이에 어긋나지 않도록 조심 또 조심하겠다"면서 "남편이 대통령이 돼도 아내의 역할에만 충실하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윤 후보는 "집권하면 (대통령 배우자를 보좌하는) 청와대 제2부속실을 폐지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김 씨 공식 사과 이후 더불어민주당은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다"며 공세를 이어갔지만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SNS에 "아쉬운 점이 있더라도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면 좋겠다"며 김 씨의 행동에 힘을 실어줬다.
다음은 김건희 씨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 전문
날도 추운데 많이 와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윤석열의 아내 김건희입니다. 두렵고 송구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진작에 말씀드려야 했는데 너무 늦어져서 죄송합니다.
약 1년 전만 해도 이렇게 많은 기자님들과 카메라 앞에 대통령 후보 아내라고 저를 소개할 줄은 감히 상상도 못 했습니다. 제가 남편을 처음 만난 날 검사라고 하기에 무서운 사람인 줄만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는 늘 같은 옷을 입고 다녀도 자신감에 넘치고 호탕했고, 후배들에게 마음껏 베풀 줄 아는 그런 남자였습니다. 몸이 약한 저를 걱정해 밥은 먹었냐 날씨가 추운데 따뜻하게 입어라 늘 전화를 잊지 않았습니다.
그런 남편이 저 때문에 지금 너무 어려운 입장이 되었습니다. 제가 없어져서 남편이 남편답게 평가받을 수만 있다면 차라리 그렇게라도 하고 싶습니다. 저는 남편에 비해 한없이 부족한 사람입니다. 제가 사랑하고 존경하는 남편 윤석열 앞에 제 허물이 너무나도 부끄럽습니다. 결혼 이후 남편이 겪은 모든 고통이 다 저 탓이라고만 생각합니다. 결혼 후 어렵게 아이를 가졌지만, 남편의 직장 일로 몸과 마음이 지쳐 아이를 잃었습니다. 예쁜 아이를 낳으면 업고 출근하겠다던 남편의 간절한 소원도 들어줄 수 없게 되었습니다.
국민을 향한 남편의 뜻에 제가 얼룩이 될까 늘 조마조마합니다. 일과 학업을 함께 하는 과정에서 제 잘못이 있었습니다. 잘 보이려 경력을 부풀리고 잘못 적은 것도 있었습니다.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 돌이켜 보니 너무나도 부끄러운 일이었습니다. 모든 것이 저의 잘못이고 불찰입니다. 부디 용서해 주십시오.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저 때문에 남편의 비난 받는 현실에 너무 가슴이 무너집니다. 과거의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국민의 눈높이에 어긋나지 않도록 조심 또 조심하겠습니다. 많이 부족했습니다.
앞으로 남은 선거 기간 동안 조용히 반성하고 성찰하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그리고 남편이 대통령이 되는 경우라도 아내의 역할에만 충실하겠습니다. 부디 노여움을 거두어주십시오. 잘못한 저 김건희를 욕하시더라도 그동안 너무나 어렵고 힘든 길을 걸어온 남편에 대한 마음만큼은 거두지 말아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다시 한번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죄송합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