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집 찾는 실수요자들 유입 적어"
"신학기 실수요 유입되면 가격 뛸 수도"
직전 신고가 거래보다 '뚝'
2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성북구 정릉동에 있는 '정릉하이츠빌1단지' 전용 84㎡는 이달 4억8000만원에 새로운 세입자들 들였다. 같은 면적대가 지난 7월 5억8000만원에 신규 계약을 맺었는데 이보다 8000만원 떨어진 수준이다. '정릉2차 e-편한세상' 전용 59㎡도 지난달 5억5000만원에 전세 계약이 맺어졌다.직전 신고가(8월)인 6억4000만원보다 9000만원 내린 가격이다.'정릉 푸르지오' 전용 114㎡도 이달 4억8000만원에 세입자를 들였다. 지난 7월 맺은 신규 계약 5억400만원보다 1600만원 떨어졌다. '정릉푸른마을동아' 전용 59㎡도 이달 3억5000만원에 전세 계약을 체결했고, 이는 7월 새롭게 맺은 전세 계약인 4억8000만원보다 1억3000만원 떨어진 수준이다.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가라앉으면서 전세를 찾는 실수요자들의 발걸음도 줄어들었다는 설명이다. 정릉동에 있는 A 공인 중개 관계자는 "최근 전셋집을 찾는 사람들이 적다"며 "일부 아파트들에서 전세 만기가 돌아왔는데 들일 세입자가 없다 보니 급매물로 싼값에 전세를 놓으면서 가격이 내려갔다"고 했다.
정릉동 B 공인 중개 관계자는 "최근에 집값이 빠르게 올라가면서 전셋값도 따라 오른 경향이 있다"며 "기존 세입자들이 사는 집에서 나가면 다른 전셋집을 구하기 어려우니 전세계약갱신청구권을 쓰고 버티고 있고, 새 실수요자들의 유입이 없으니 전셋값이 소폭 주춤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새로운 학기를 맞아 전셋집을 찾는 수요가 늘어나면 가격이 다시 뛸 여지는 있다는 설명이다. 정릉동에 있는 C 공인 중개 관계자는 "통상 3월 개학을 앞두고 1~2월 집을 찾는 수요자들이 있는 만큼 수요가 다시 생기면 가격이 소폭 오를 순 있을 것"이라며 "다만 시장 분위기가 좋지는 않은 만큼 올여름처럼 가격이 급등하진 않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2년 반 만에 내린 성북구 전셋값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2월 셋째 주(20일) 기준 서울 성북구 전셋값은 0.02% 하락했다. 2019년 6월 넷째 주(24일) 0.02% 내린 이후 2년 6개월 만이다. 성북구가 있는 동북권 전셋값 상승률도 0.05%를 기록,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상승 폭을 보인 지난 4월5일(0.05%)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정릉동 구축 위주로 매물이 쌓이면서 전셋값이 하락 전환했다"고 했다.서울 전반적으로도 전셋값 상승률은 축소되고 있다. 서울 전셋값 상승률은 0.06%를 기록했다. 지난 9월 둘째 주(13일) 0.17%로 올해 최고 상승률을 기록한 이후 15주 연속 상승 폭이 줄었다.
전셋집도 들어가려는 수요자보다 내놓으려는 집주인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동북권의 전세수급지수는 97.1로 3주 연속 100 이하를 밑돌았다. 서울 전체 전세수급지수도 96.9로 이달 들어 3주째 100 아래를 기록 중이다.
이 지수는 부동산원이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나타낸 것이다. 100을 기준으로 ‘0’에 가까우면 수요보다 공급이 더 많단 얘기다.
매물도 올여름에 비하면 큰 폭 늘었다. 부동산 정보제공 앱 아파트실거래가(아실)에 따르면 성북구 아파트 전세 매물은 전날 기준 1543건으로 지난 7월1일 625건보다 146.88% 늘었다. 매물 절벽이었던 8월6일 516건보다는 199.03% 뛰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