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리막이던 베네수엘라 석유 생산, 이란과의 계약 힘입어 반등
베네수엘라 석유산업에 구원투수 된 이란…끈끈해지는 반미동맹
70여 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던 베네수엘라 석유 생산이 이란과의 계약 등에 힘입어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 11월 베네수엘라의 석유 생산량은 일 83만4천 배럴로 1년 전보다 90% 증가했다.

지난 25일에는 타렉 엘아이사미 베네수엘라 석유장관이 일일 석유 생산량 100만 배럴을 넘겼다며 "미국의 봉쇄 위협 속에서도" 이뤄낸 "위대한 승리"라고 자축하기도 했다.

전 세계에서 확인된 원유 매장량이 가장 많은 베네수엘라의 석유 산업은 최근 줄곧 내리막길을 걸어왔다.

국영 석유기업 PDVSA의 오랜 부실 경영과 미국의 제재 등으로 석유 생산량과 수출량이 모두 급감했다.

지난해 기준 생산량은 일 56만9천 배럴, 수출은 62만7천 배럴로 70여 년 만에 최저 수준이었다.

올해 석유 생산량이 예상치 못하게 증가세로 돌아선 데엔 지난 9월 이란 국영 석유회사(NIOC)와의 계약이 반환점이 됐다고 로이터통신은 설명했다.

당시 두 나라는 미국 제재 위반 소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베네수엘라산 중질유와 이란산 콘덴세이트를 교환하는 계약을 맺었고 덕분에 베네수엘라는 수출 가능 등급의 석유를 더 많이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이란은 베네수엘라가 지난해 극심한 연료난을 겪을 때에도 휘발유와 정유 부품 등을 실어보낸 바 있다.

전날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곧 이란을 방문해 협력 협약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히는 등 두 '반미 동맹' 국가가 더욱 끈끈해진 관계를 과시하고 있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PDVSA가 소규모 시추업체 등에 미납 대금을 분할 상환한 것도 석유 생산량 증가에 기여했다며, 다만 여전히 채무가 많고 부실 관리와 미 제재 등의 악재들도 여전해 생산량 반등이 계속될지는 불분명하다고 분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