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장영남 "강한 캐릭터 연기하며 카타르시스 느껴요"
‘검은 태양’ ‘악마 판사’ ‘사이코지만 괜찮아’ 등 여러 인기 드라마에서 강인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배우 장영남(사진)이 연극 무대로 돌아온다. 오는 1월 11일부터 2월 13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하는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연극 ‘리차드 3세’를 통해서다. 2018년 연극 ‘엘렉트라’ 이후 4년 만의 무대 복귀다. 28일 화상 인터뷰로 장영남을 만났다.

“1998년 연극 ‘새들은 횡단보도로 건너지 않는다’에 출연했을 때 제가 살아 있다는 걸 느꼈었어요.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저를 내던지며 치열하게 연기했죠. 무대는 제게 생명력을 불어넣어주는 공간인 것 같아요.”

장영남은 이번 작품에서 리차드 3세의 형수이자 피로 얼룩진 권력 쟁탈전에서 리차드 3세와 팽팽한 경쟁 구도를 이루는 엘리자베스 여왕 역을 맡았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생존력이 굉장히 강하고, 리차드 3세와 견줄 만큼 권력에 대한 욕망도 크고 탐욕스럽죠. 그러면서도 아이를 지키려는 엄마로서의 모성애도 갖고 있어요. 저도 연기할 때 모성애를 가진 엄마로서의 모습을 많이 보여주려고 합니다.”

장영남은 1995년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데뷔했다. ‘엘렉트라’ ‘산불’ ‘너무 놀라지 마라’ 등 다양한 무대에 오르며 명성을 얻었다. 2004년부터는 영화 ‘국제시장’ ‘늑대사냥’, 드라마 ‘그 남자의 기억법’ ‘아무도 모른다’ 등에 출연했다. 리차드 3세 역으로 이번 연극에 함께 출연하는 황정민과는 ‘국제시장’에서 호흡을 맞췄다.

“황정민 배우는 제게 큰 선배님이에요. 고등학교, 대학교 직속 선배죠. 2018년 ‘리차드 3세’ 초연 때 선배님이 큰 무대에서 에너지를 다 쏟아내는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죠.”

작품마다 강한 캐릭터를 맡아온 데 대해선 “제가 좀 그렇게 보이는지 그런 역할이 많이 들어온다”며 웃었다. “스스로도 끌리는 것 같아요. 그런 역할을 통해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고 나면 속이 시원해지고 카타르시스를 느낍니다.”

그는 리차드 3세라는 고전이 주는 힘도 강조했다. “고전이라 말도 어렵지만 이런 작품을 한 번 하고 나면 배우로서 단단해지는 것 같아요. 고전이 갖고 있는 위대함이 우리에게 큰 감동을 주지요. 고전이지만 템포가 빠르고 이야기가 막힘 없이 전개되므로 어려움 없이 관람할 수 있을 겁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