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가 미국 하와이에 석유 완제품을 공급하는 첫 장기 계약을 맺었다고 28일 발표했다.

현대오일뱅크는 하와이 현지 소매 유통채널을 통해 휘발유와 경유를 연 360만 배럴 공급할 예정이다. 계약 기간은 내년 1월부터 1년간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7월 하와이에 처음 단발성(스폿) 계약을 맺고 석유 제품을 공급했으며, 안정적인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장기 계약으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장기 직거래는 트레이더를 통하는 거래와 달리 일정 조건에 안정적으로 물량을 판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업계에선 통상 계약 기간 1년부터 장기 계약으로 분류한다.

태평양에 있는 하와이는 경제성과 공급의 안정성을 고려해 아시아 지역으로부터 석유 제품을 수입하는 게 유리하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텍사스에 몰아친 북극발(發) 한파나 허리케인 등으로 미국 시장에서 단기간에 제품가가 급등할 수 있다”며 “이런 때를 노려 스폿 물량을 공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현대오일뱅크는 그동안 주로 중국 호주 등 아시아 시장에서 장기 계약을 통해 석유 제품을 공급해왔다. 하지만 중국이 최근 자체적으로 석유 제품 생산설비를 증설하고 있어 국내 정유사의 중국 수출 물량은 줄고 있다. 현대오일뱅크가 수출 다변화에 나선 이유다. 호주는 기존 설비가 노후화돼 석유 제품 자급률이 떨어질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시장 변화에 따라 수출 다변화를 추진한다는 설명이다.

일본도 국내 정유사들이 관심 있게 보고 있는 시장 중 하나다. 일본 내에는 큰 정유시설이 없을뿐더러 호주와 마찬가지로 노후화된 설비가 많아 경제성이 있는 시장으로 검토되고 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