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사원 입사 30년 만에 신일전자 사장 등극
“신일은 더 이상 ‘선풍기 기업’ 이미지에 머무르지 않을 겁니다. 제품 다변화를 통해 더 많은 소비자에게 사랑받도록 하겠습니다.”

내년 1월 신일전자의 신임 사장으로 취임하는 정윤석 대표(사진)는 “제조업 특유의 보수적인 기업문화를 탈피하고 활력을 불어넣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신일전자는 29일 정 대표를 기존 대표이사 겸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시키는 등 임원 승진 인사를 발표했다.

이번 인사를 통해 정 대표는 1991년 신일전자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30년 만에 사장 자리에까지 오른 입지전적 경영인이 됐다. 2018년부터 총괄사업본부 부사장으로 일하며 회사 매출을 역대 최대 수준으로 끌어올린 능력을 인정받은 인사다. 신일전자의 매출은 2018년 1687억원에서 1950억원까지(2021년 예상치) 늘었다.

신일전자는 1959년 선풍기 사업을 모태로 설립된 장수기업이다. 현재 선풍기·팬히터 등 계절가전과 기타 생활가전 매출 비중은 각각 7 대 3 정도다. 정 대표는 이 같은 비율을 펫(애완동물) 가전·환기 공조시스템 등의 판매를 늘려 5 대 5 비중으로 조절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신일전자가 최근 3㎏ 용량의 ‘미니 살균 세탁기’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기반의 ‘스마트 TV’를 출시해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사업 다각화의 일환이다. 정 대표는 “내년 초 미세먼지 제거 효과에 특화한 환기 공조 시스템을 출시할 예정”이라며 “중저가 가전시장에서 중국산보다 경쟁력 있는 제품을 만들려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문화가 확산하면서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친환경적인 가전제품을 만드는 일도 정 대표의 목표 중 하나다. 올해 출시한 ‘에코 음식물 처리기’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음식물 쓰레기를 고온에서 건조한 뒤 분쇄하는 방식으로 쓰레기 부피를 10분의 1로 줄일 수 있어 인기를 모았다. 정 대표는 “더 다양한 제품군을 발판으로 종합가전기업으로 변모할 것”이라며 “내년 매출 목표 2500억원, 2025년은 5000억원으로 잡았다”고 밝혔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