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갤럭시Z폴드3와 갤럭시Z플립3.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갤럭시Z폴드3와 갤럭시Z플립3.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올해 폴더블폰을 약 800만 대 판매했다. 판매량이 지난해의 4배 수준으로 훌쩍 뛰었다. 올해 8월 선보인 갤럭시Z플립3, 갤럭시Z폴드3가 디자인, 사용성이 크게 개선되면서 '폴더블폰 대중화'의 신호탄을 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폴더블폰 '갤럭시Z' 시리즈의 올해 세계 시장 판매량이 작년의 4배로 증가했다고 30일 밝혔다. 삼성전자의 작년 폴더블폰 판매량이 약 200만 대였음을 고려하면 올해 800만 대로 늘어난 것이다.

이는 주요 기관 전망치도 웃도는 수치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의 올해 세계 폴더블폰 판매량 전망치는 650만 대였다. 삼성증권은 올해 삼성전자 폴더블폰 출하량을 750만 대로 내다봤었다.

전세계 폴더블폰 판매량 가운데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약 85%로 추산된다. 삼성전자는 2019년 접었다 펼 수 있는 폴더블폰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다. 이후 꾸준히 기술 개선과 신제품 발표를 하며 "폴더블폰은 삼성"이란 인식을 확고히 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특히 올해 8월 발표한 플립3, 폴드3가 폴더블폰 흥행에 큰 기여를 했다. 플립3와 폴드3의 올해 판매량은 600만대 이상으로 추정된다. 3세대 폴더블폰만으로 작년 판매량의 3배에 이른다. 플립3와 폴드3 가운데서는 플립3 판매량이 70%에 이르러 인기를 주도했다. 특히 다른 회사 스마트폰에서 플립3로 전환한 사용자가 갤럭시 노트20 시리즈 대비 1.5배, 갤럭시S21 시리즈 대비 1.4배 많았다. 3세대 폴더블폰이 갤럭시 팬 유입을 늘렸다는 설명이다.

플립3는 접었을 때 알림을 확인하는 '커버 디스플레이' 확대로 사용성과 디자인이 개선된 점이 호평을 받았다. 폴드3는 폴더블폰으로는 처음 화면에 필기할 수 있는 'S펜'을 탑재했다. 그러면서도 두 제품 모두 가격을 전작보다 40만원 가량 낮췄다.

삼성전자는 내년에 4세대 폴더블폰을 내놓아 시장 선두 주자 자리를 더 공고히 할 계획이다. 스마트폰을 두 번 접는 기술, 스마트폰 스크린을 옆으로 펼칠 수 있는 기술에 대한 특허를 출원하는 등 새로운 폼펙터(제품 외형) 혁신도 추진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폴더블용 디스플레이 패널 공장 증설을 통해 폴더블폰 생산 능력 확대도 꾀하고 있다.

다만 중국 업체의 추격이 변수다. 중국의 오포, 화웨이 등은 올해 말 폴더블폰 신제품을 출시하며 "삼성을 따라잡겠다"는 욕심을 공공연히 드러내고 있다. 내년에는 아너, 모토로라, 샤오미 등도 폴더블폰을 출시할 전망이다. 경쟁업체의 공세로 인해 카운터포인터리서치는 내년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시장 점유율이 74%로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스마트폰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시장 점유율이 다소 하락해도 폴더블폰을 내놓는 업체가 많아지면 전체 시장 파이가 커져 삼성에 긍정적 요소가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내년 폴더블폰을 1300만 대 이상 판매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서민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