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강북 집값 하락 전환
집값 주춤에 전셋값도 ‘뚝’
30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12월 넷째 주(27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0.04% 상승했다. 전주보다 상승 폭이 소폭 둔화했다. 서울 집값은 지난 8월 넷째 주(23일) 0.22% 상승해 올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이후 19주 연속 상승 폭을 줄여나가고 있다.
올 들어 공황구매가 이어진 노도강 지역에서는 집값이 하락 전환한 곳이 나왔다. 강북구와 도봉구는 이번 주 각각 0.02%, 0.01% 내려 지난해 5월 셋째 주(18일) 이후 1년 7개월(84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북구 수유동에 있는 ‘수유벽산1차’ 전용 84㎡는 지난달 27일 5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7월에 거래된 7억원보다 1억5000만원 떨어진 금액이다. 미아동에 있는 ‘경남아너스빌’ 전용 84㎡도 지난달 8억2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는데, 지난 7월 거래된 8억4700만원보다 2700만원 내린 가격에 매매 계약이 체결됐다.
도봉구도 하락 거래가 나오고 있다. 도봉구 창동에 있는 ‘북한산아이파크5차’ 전용 84㎡는 이달 들어 10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이 면적대는 올 들어 최고 12억원(10월)까지 거래되기도 했는데, 이보다 1억2000만원 낮은 금액이다. 은평구는 전주에 이어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번 주엔 0.02% 떨어져 전주보다 하락 폭이 다소 줄어들었다. 응암동에 있는 ‘백련산힐스테이트1차’는 전용 59㎡는 지난달 8억1500만원에 거래됐는데, 직전 신고가 8억8000만원(9월)보다 6500만원 내렸고, 녹번동에 있는 ‘힐스테이트녹번’ 전용 59㎡도 지난 23일 10억9000만원에 팔려 올해 신고가 11억5000만원보다 6000만원 저렴하게 새 주인을 찾았다. 다만 해당 지역 부동산 공인중개 관계자들은 “증여 등 특수거래에 따른 하락 거래”라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14개구의 상승폭이 축소됐다. 관악구는 3주 연속, 금천구는 2주 연속 보합(0.00%)을 기록했다. 서울 집값 기준이 되는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 집값 상승률도 일제히 0.10%대 아래로 내려왔다.
경기도 집값 상승률도 0.04%를 기록해 전주보다 상승 폭이 줄어들었다. 시흥시는 매수세가 줄어들고 매물이 지속 쌓이면서 0.04% 떨어졌고, 성남 수정구도 급매물이 쏟아지면서 0.02% 내렸다. 안양 동안구(-0.01%), 광명(-0.01%) 등도 하락세로 전환했다. 수원 영통구와 화성시, 등은 전주에 이서 하락 폭을 더 키웠다.
부산에서도 일부 지역이 하락세로 전환했다. 동구(-0.07%), 강서(-0.02%), 영도(-0.01%) 등이 전주 대비 하락 전환했다. 대구와 세종은 수주째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매맷값이 주춤하자 전셋값도 내리는 모양새다. 서울 전셋값은 0.04% 올라 전주보다 다소 둔화했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18개구에서 상승폭이 줄어들었다. 성북구는 길음동 등 구축 위주로 매물이 쌓이면서 전주에 이어 하락세를 지속했고, 노원구와 금천구에선 전셋값이 보합(0.00%)을 기록했다.
경기도에선 의왕시가 0.16%, 과천시가 0.06% 떨어졌다. 과천제이드자이(2099가구) 등 신규 입주물량이 쏟아진 영향이다. 수원시는 영통구와 권선구가 각각 0.04%, 0.01% 떨어졌는데 역시 수원하늘채더퍼스트(3246가구) 등 공급폭탄의 직격탄을 맞았다. 인천 서구도 0.05% 내렸는데, 루원시티1차SK리더스뷰(2378가구) 등의 입주물량이 나온 것이 영향을 미쳤다.
지방에선 대전 전셋값이 2년 6개월 만에 하락세로 전환했다. 유성구가 0.12% 내렸고, 서구가 0.08% 떨어졌다. 세종(0.39%)은 신규 입주물량과 전세수요 감소 영향으로 전주에 이어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