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캔햄 수출이 3년 만에 다섯 배 늘어나면서 올해 캔햄 무역수지가 사상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K푸드 열풍을 활용해 싱가포르, 필리핀 등지로 캔햄 수출 지역을 넓힌 롯데푸드가 무역수지 흑자 전환의 1등 공신 역할을 해냈다.

롯데푸드, 국산 캔햄 첫 무역 흑자 '1등 공신'
30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국산 캔햄 수출액은 1812만달러(약 215억원)를 기록했다. 올 연말까지 총수출액은 지난해(942만달러·약 112억원)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3년 전(340만달러·약 40억원)과 비교하면 수출액이 다섯 배 이상 급증했다. 수출 호조에 힘입어 올해 캔햄 무역수지는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까지 누적 기준으로 815만달러(약 97억원)의 흑자를 올렸다. 관세청에서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첫 흑자 달성이다.

국산 캔햄 수출은 롯데푸드가 이끌고 있다. 롯데푸드는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캔햄 수출에 나서 2019년 347t, 지난해 1111t의 캔햄을 수출했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캔햄 수출량은 2697t에 달한다. 한국 캔햄 전체 수출량(4560t)의 59.1%를 롯데푸드가 책임졌다.

롯데푸드의 캔햄은 뛰어난 품질을 앞세워 해외 소비자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롯데푸드 캔햄은 중국 등에서 생산하는 저가 제품에 비해 고기 함유량이 높고, 맛과 향이 훨씬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에도 해외시장에서 통하는 이유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 등이 유행하면서 해외에서 K푸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도 롯데푸드 캔햄 판매량 증대에 영향을 미쳤다.

롯데푸드는 수출 확대를 위해 해외 국가별 정책과 규제상황에도 능동적으로 대응했다. 2019년 경기 파주에서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으로 필리핀 정부가 한국산 돼지고기를 사용한 제품의 수입을 전면 금지하자 지난 8월 국내 최초로 닭고기로 만든 캔햄을 개발해 활로를 찾았다. 싱가포르와 호주 칠레 멕시코 등 8개국에 캔햄을 수출하고 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