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규제 '쓴맛' 본 中 IT 거부들…마윈 등 10人 올해만 95조 손실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사진), 디디추싱 최고경영자(CEO) 청웨이 등 중국 10대 정보기술(IT) 거부(巨富)들이 당국의 잇따른 규제와 이에 따른 주가 하락으로 올해에만 800억달러(약 95조1600억원)의 자산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주요 중국 IT기업 창업주·CEO의 올해 자산 손실 현황을 집계해 이같이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중국 IT 거부들이 본 손실은 총 보유자산의 4분의 1에 달하며, 이는 블룸버그 억만장자지수가 거부들의 자산을 집계해 발표한 2012년 이후 연간 최대 감소 폭이라고 전했다.

마윈은 지난해 10월 중국 정부를 비판한 사건 이후 당국의 집중견제 속에 130억달러의 재산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판 우버’로 불리는 디디추싱을 창업한 청웨이의 재산도 67억달러에서 17억달러로 쪼그라들었다. 뉴욕증시에 상장했던 디디추싱이 중국 정부 압박을 버티지 못하고 이달 초 자진 상장폐지를 결정한 여파다. 한때 중국 3대 부호로 등극한 전자상거래 업체 핀둬둬의 창업자 황정 역시 성장 둔화로 올해 주가가 70% 가까이 폭락하면서 재산의 3분의 2에 달하는 429억달러를 잃었다.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을 만든 장이밍 바이트댄스 창업자는 이례적으로 자산이 195억달러 증가했다. 그러나 블룸버그는 중국 정부의 압박 속에 장이밍은 지난 5월 CEO에서 퇴진해야 했으며, 최근 이사회에서도 물러났다고 전했다. 일부 기술기업 거부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공동 부유 주장에 부응해 거액을 기부했다. 레이쥔 샤오미 창업자 겸 회장은 자신이 보유한 이 회사 주식 22억달러어치를 재단 두 곳에 기부했으며, 왕싱 메이퇀 CEO도 올해에만 23억달러를 내놨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