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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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77%, 이더리움 450%, 에이다 707%, 솔라나 1만2401%…. 지난해 시가총액 상위 코인들이 기록한 ‘화끈한 수익률’이다. 테슬라의 비트코인 투자, 코인베이스의 나스닥 상장,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등을 계기로 주류 금융시장 편입의 가능성까지 보여준 암호화폐는 올해도 고공행진을 이어갈 수 있을까.
코인 대박, 암호화폐 선택에 달렸다

1만달러? 10만달러? 기로에 선 비트코인

비트코인이 시장 방향성을 좌우하는 ‘대장주’ 자리를 지킬 것이라는 점엔 전문가들 이견이 없다. 다만 단기 변동성은 커졌다는 지적이 많다. 마이크 노보그라츠 갤럭시디지털 최고경영자(CEO)는 “증시 조정이 계속되며 암호화폐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이 테이퍼링(채권매입 축소) 가속화,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돈줄을 죄면 비트코인을 포함한 고위험·고수익 자산에는 위험 요인이다.

올해 비트코인이 “10만달러에 도달한다”(빌 바히드 아브라 창업자)는 주장과 “이미 고점을 두 번 찍어 1만달러 밑으로 조정받을 것”(루이스 나벨리에 나벨리에앤어소시에이츠 창업자)이란 경고가 엇갈리고 있다. CNBC는 “10만달러 돌파가 불가능은 아니지만, 그 과정에서 20%씩 하락할 수 있음도 알아야 한다”고 했다.

이더리움, 치고 올라가나 치이나

이더리움은 디파이(DeFi·탈중앙화 금융)와 NFT(대체불가능토큰)를 돌아가게 하는 ‘인프라’로 주목받으며 비트코인을 압도하는 상승률을 올렸다. 그래도 비트코인 시총까지 앞지르긴 힘들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암호화폐 데이터 분석회사인 메사리는 “비트코인은 거래 수단, 이더리움은 스마트 계약이라는 다른 목적으로 만들어져 직접 비교는 의미가 없다”고 했다.

솔라나 에이다 아발란체 루나 등은 이더리움보다 빠른 속도, 저렴한 비용으로 디파이와 NFT를 구현해내며 시총 상위권으로 발돋움했다. 다만 뜨고 지는 ‘3세대 블록체인’이 한둘이 아니었던 만큼 이더리움의 입지는 공고하다는 반론도 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후발주자들도 결국 이더리움이 먼저 간 길을 따라가고 있고 점유율 격차도 크다”고 했다.

NFT·메타버스 열풍은 계속된다

코인시장에서도 새해 ‘유망 테마’는 NFT와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라는 데 전문가 의견이 일치한다. NFT·메타버스 테마주로 꼽히는 엑시인피니티와 샌드박스는 지난해 2만% 가까이 폭등했다. NFT는 예술품 판매는 물론 엔터테인먼트업계의 굿즈(goods), 게임업계의 돈 버는 게임(P2E) 등과 연계되며 일상생활에 더 가까이 들어올 전망이다.

코인베이스는 더 많은 브랜드가 NFT와 메타버스에 뛰어들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메사리는 “개별 NFT 작품보다 NFT 거래소에 투자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좋은 NFT를 개인이 선별하기 어려운 만큼 인프라 자산에 투자하는 게 낫다는 논리다.

“크립토펀드 포트폴리오는 좋은 참고서”

암호화폐 시장의 ‘규제 리스크’는 그대로다. 특히 사각지대에 놓였던 스테이블코인(가격을 법정화폐에 연동한 화폐)과 NFT, P2E 등의 규제 논의가 본격화할 가능성이 있다.

기관자금 유입과 암호화폐 투자펀드의 성장을 감안하면 과거와 같은 ‘대폭락’ 우려는 과하다는 반론도 팽팽하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와 이더리움 ETF를 승인하면 큰 호재가 될 수 있다. 메사리는 “상위 20개 크립토펀드의 보유 종목을 관심 있게 살펴보면 투자 전략을 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