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군 당국이 연구 장비를 탑재한 인공위성 로켓 발사에 성공했다. 내달 3일 재개하는 이란핵합의(JCPOA) 복원 협상을 앞두고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30일 이란의 국영방송인 IRIB에 따르면 세예드 아흐마드 호세이니 국방부 대변인은 "로켓이 7천350㎧ 속도로 날아가 목표 고도인 470㎞에 도달했다"며 "탑재하고 있던 3개의 연구 장비를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발사체의 이름은 이란어로 불사조라는 뜻을 지닌 '시모르그'로 정해졌다. 호세이니 대변인은 이번 발사가 연구 목적이라고 설명했지만 연구의 목적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번 발사는 JCPOA 복원 협상이 이뤄지는 진행되는 가운데 이뤄졌다. 오스트리아 빈에서는 영국, 프랑스, 독일, 중국, 러시아, 이란이 참여하는 핵합의 복원을 위한 8차 회담이 진행 중이다. 이들은 이란의 인공위성 발사를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개발하기 위한 것이라는 이유로 경계하고 있다.

2015년 이들은 미국과 함께 이란의 핵 개발을 제한하는 대신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 해제를 약속하며 이 합의를 맺었다. 하지만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일방 탈퇴하면서 제재가 복원됐고, 이란도 이듬해 다시 우라늄 농축 수준을 높이며 국제사회를 압박해왔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합의 복원 의사를 밝혔지만, 이란과 '먼저 행동에 나서라'며 미국을 압박해왔다.

합의 표류에 책임이 있는 미국은 직접 참석하지 못하고 유럽연합(EU) 대표단의 중재를 통해 이란과 간접적으로 대화하고 있다. 다만 회담 과정에서 이란과 미국은 간접적으로 의견을 교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은 중동 최대 미사일 개발국 중 하나다. 2020년 첫 군사위성 발사에 성공한 이란은 지난 24일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16발을 동시에 발사하는 훈련을 언론에 공개하기도 했다. 이란은 올해 협상 공백기 동안 농도 60% 우라늄을 농축하는 등 핵 프로그램을 진전시켰다. 미국 국무부는 이번 발사와 관련해 즉각적인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