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동양인 비하라는 비난을 받고 있는 구찌의 광고 /사진=트위터
중국에서 동양인 비하라는 비난을 받고 있는 구찌의 광고 /사진=트위터
중국 내에서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구찌가 동양인 비하 광고를 했다는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의 영문판 글로벌타임스는 구찌가 지난 10일 공개한 인기 핸드백 제품인 '뱀부 시리즈'의 온라인 광고가 중국에서 비난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광고 속 옅은 눈썹, 찢어진 눈, 높은 광대를 강조한 화장을 한 모델이 동양인 비하 논란으로 이어졌다고 전했다.

해당 광고가 웨이보에서 주목을 받자 구찌가 웨이보 계정에는 모델 없이 가방만 확대한 사진을 사용한 반면, 구찌 트위터 계정에서는 모델과 가방이 모두 나오는 사진을 올렸다고 매체는 전했다.

그러면서 "구찌가 중국 소비자와 서양 소비자를 다르게 대우하는 것은 명백히 양심의 가책을 느끼기 때문"이라며 "구찌의 이런 행태는 중국 소비자를 화나게 할 '서구식 아시안 외모'를 선보였다는 걸 스스로 알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해외 유명 브랜드가 중국인들로부터 동양인 비하라는 비난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동양인 비하 논란이 일었던 디올, 벤츠, 싼즈쑹수의 광고 /사진=웨이보
동양인 비하 논란이 일었던 디올, 벤츠, 싼즈쑹수의 광고 /사진=웨이보
지난달 프랑스 명품 브랜드 디올은 상하이의 웨스트 번드 아트센터에서 열린 '레이디 디올' 전시회에서 한 아시아 여성이 전통 의상을 입고 디올 백을 들고 있는 작품을 공개했다가 비하 논란에 휩싸여 사과했다.

당시 사진 속 여성은 어두운 얼굴에 눈 화장을 짙게 한 채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었다. 논란이 거세지자 디올은 "인터넷에서 비판이 나오자마자 해당 사진을 삭제했다"면서 "우리는 여론을 높이 평가하고 중국인들의 감정을 존중한다. 중국의 법과 규정을 엄격하게 따르며 모든 전시 작품 평가에 대한 관련 부문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 자동차기업 메르세데스-벤츠 역시 웨이보에 옆으로 길고 쌍꺼풀이 없는 눈을 가진 여성의 눈 화장을 강조한 광고를 선보였다가 거센 비난 여론에 부딪혔다.

중국 기업도 예외는 아니었다. 중국의 유명 식품 기업인 싼즈쑹수(三隻松鼠) 역시 눈이 양쪽으로 긴 여성을 모델로 내세운 광고를 공개했다가 중국 여성들의 이미지를 비하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싼즈쑹수 측은 "모델의 메이크업이 불편하다고 느끼는 분들께 사과를 전한다"면서 "관련 사진을 삭제하고 다른 제품에도 비슷한 상황이 있는지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