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해넘이·해맞이 이젠 익숙해져"…2030 '나만의 시간 갖기'
연말 파티 사라진 자리에…랜선 해넘이·넷플릭스·'다꾸'
직장인 김모(28)씨는 내년 한국식 나이 계산법으로 30대가 된다.

뜻깊은 해지만 그는 2021년을 떠나보내는 마지막 날을 혼자 조용히 보낼 예정이다.

김씨는 "20대 마지막 날을 기념하기 위해 셀프 스튜디오 사진관에 가서 사진을 찍을 예정"이라며 "사적 모임을 할 수 없기도 하고 떠들썩한 파티보다 조용히 나에게만 집중하는 시간을 보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2년 가까이 이어져 온 코로나19 사태로 거리두기에 익숙해진 시민들은 올해의 마지막 날인 31일에도 차분히 신축년(辛丑年)에서 임인년(壬寅年)으로 넘어가는 순간을 준비했다.

사적 모임이 4인까지만 허용되고 식당과 카페 등은 오후 9시만 되면 문을 닫는 등 송년회와 파티를 열 수 없는 상황에서 조용히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거나 온라인 모임 혹은 '집콕'을 선택하는 이들이 많았다.

취업준비생 박모(26)씨는 '다이어리 꾸미기'(다꾸) 취미를 공유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회원들과 함께 이날 저녁 새해 다이어리를 꾸미고 '인증샷'을 찍는 랜선 모임을 가질 예정이다.

박씨는 "스티커와 메모지를 사뒀고 올해 마지막 날에 내년도 다이어리를 꾸미면서 2022년 계획을 세우려고 한다"고 말했다.

영등포구 소재 회사에서 근무하는 김혜지(29)씨는 집에서 넷플릭스 영화를 보며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그는 "코로나가 아니었으면 근처에 사는 친척들까지 20명 정도 모여 파티를 하는데 올해는 그렇게 모이기 힘들어 각자 집에 있기로 했다"며 "친척들이랑은 통화로 안부를 물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해넘이와 해돋이 행사가 금지되자 시민들은 비대면으로 찾아볼 계획을 세웠다.

국립공원공단은 이날부터 전국 21개 국립공원의 모든 탐방로를 전면 통제하지만 유튜브 채널 '국립공원TV'를 통해 지리산 천왕봉과 설악산 대청봉, 한려해상 달아공원, 덕유산 향적봉 등 4곳의 새해 일출 장면을 생중계한다.

서울 보신각 제야의 종 타종식도 온라인으로 진행되며, 강릉시와 동해시 등 지자체들도 유튜브 채널을 통해 해돋이 명소에서 새해 첫 일출 장면을 생중계로 안방에 전한다.

주부 박미경(41)씨는 "작년까지만 해도 해돋이를 유튜브로 감상한다는 게 낯설고 어색했지만 이젠 당연한 것 같다"며 "어차피 날씨도 추운데 아이들과 따뜻한 집에서 새해 첫날을 보낼 생각"이라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