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CI 선진국지수 편입 땐 코스피 4000 시대 열려"
한국 주식시장은 대표적인 저평가 신흥국 시장이다. 선진국 포트폴리오를 갖춘 데다 글로벌 기업도 여럿이지만 아직 시장에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미국 S&P500지수가 30%가량 오르는 동안 코스피지수는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더 심해졌다.

새해를 맞아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점차 해소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당장 올해만 놓고 보면 개인이 대응하기 쉽지 않은 장세지만 장기투자자에게는 한국 시장 재평가에 따른 기회가 많다는 설명이다. 정부가 추진 중인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통해 코스피지수 4000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주장이 실현 가능하다고도 했다.

코스피지수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통상 10~14배 사이다. 30배에 달하는 S&P500지수는 물론 20배 안팎인 일본 닛케이지수에도 한참 못 미친다. MSCI 월드인덱스지수의 PER은 평균 19.5배다.

최광욱 J&J자산운용 대표는 “과거 코스피지수는 조선, 철강, 은행, 화학 등 구경제 산업이 시가총액 대부분을 차지하며 저평가받았지만 지금은 반도체, 인터넷, 바이오, 2차전지 등 성장 산업이 시총 상위권에 골고루 포진한 시장으로 변화했다”며 “지금처럼 저평가받을 이유가 없기 때문에 PER 15배 수준까지는 저평가 해소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 기업 경영인들의 세대교체가 저평가 해소를 가속화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신진호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대표는 “젊은 경영인이 많아지면서 신사업을 적극 추진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며 “한국 기업들의 장기 실적도 좋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젊은 경영인들이 전략적 사고를 통해 밸류에이션을 높여갈 것이라는 게 신 대표의 전망이다.

장기적으로는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기대할 만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전문위원은 “MSCI 선진국지수에 들어가면 외국인 수급이 좋아질 수밖에 없고, 변동성도 낮아진다”며 “성공만 한다면 코스피지수 4000 시대가 열리는 건 시간문제”라고 설명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