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은 이집트 엘다바 원자력 발전소의 터빈 건물 등 2차측(원자로 건물을 제외한 나머지 부속 건물) 건설 사업의 단독 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고 2일 발표했다. 한수원이 수주에 최종 성공하면 관련 시설의 설계·조달·시공을 모두 책임지는 턴키 방식으로 건설해 발주자에게 넘긴다.

엘다바 원전 건설 사업은 러시아 국영 원전 기업 로사톰의 자회사인 JSC ASE가 2017년 이집트 원자력청으로부터 수주했다. 총 10억달러 규모로 2028년 1월까지 1200㎿급 원전 4기의 상업운전을 시작하는 것이 목표다. 전력 생산과 관련된 핵심 건물은 JSC ASE가 시공하고 있는 가운데 한수원은 전체 발전소의 일부 건물 공사를 사실상 수주했다는 의미가 있다.

한수원이 관련 공사를 수주하면서 국내 원전 기자재 기업도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관련 사업에는 두산중공업과 현대건설, 한전기술 등도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기업은 지난해 3월부터 컨소시엄을 구성해 관련 사업 수주를 추진해왔다.

한수원과 JSC ASE는 건설 단가와 계약 주요 조건 등에 대해 2월까지 협상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후 각각 내부 승인 절차를 밟아 4월 말 최종 계약을 맺는다.

한수원은 이번 계약을 토대로 이집트를 비롯 중동 전반에 대한 사업 네트워크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집트 정부가 제시한 사업 요건에 따라 현지 기업이 시공 과정의 25%를 담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수원 관계자는 “엘다바 원전은 이집트 최초의 원전 프로젝트로, 인근 국가의 관심이 높다”며 “이집트 현지 기업과도 협력해 추가 수주를 위한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