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가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올린 사진. 사진=보배드림
A씨가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올린 사진. 사진=보배드림
40대에 환경미화원이 된 남성이 근무 환경과 연봉, 직업 만족도 등 1년차 근무 후기를 전한 글이 온라인상에서 화제다.

2일 보배드림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지난해 1일부터 환경미화원으로 근무한 환경미화원 A씨(42)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1980년생이라고 소개한 A씨는 평생 운동만 하다 친구의 추천으로 환경미화원을 1년간 준비해 합격해 작년 1월부터 일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1년간 근무하면서 느낀 점은 개인 성향에 따라 쉬운 일이 될 수도 있고 어려운 일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라며 "항상 새벽 4시부터 근무를 시작했다. 시민들이 출근하기 전 깨끗한 인도와 도로를 만들기 위해 새벽 근무는 한시도 쉬지 않고 일만 하는 시간대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가장 일하기 힘든 시기는 5월부터라고 했다. A씨는 "봄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많은 시민들이 밖으로 나오기 시작하고 그들이 나와서 소비하는 모든 것들의 껍데기들은 쓰레기가 돼 도로를 덮어 버린다"며 "저희 지자체에서 나오는 하루 쓰레기양이 어느 정도인지 아시면 아마 다들 기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일을 하면서 인간과 쓰레기의 상관 관계를 생각해 본 적이 있는데 인간의 생활과 쓰레기의 양은 비례한다는 결론이 나오더라"며 "인간은 자신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소비하고 나면 남은 껍데기를 버리게 되기에 그게 마지막에는 쓰레기가 되어 나온다는 결론에 이르게 됐다"고 했다.

이어 "봄과 여름을 거치면 낙엽과의 전쟁이 시작된다. 저는 이 일을 하기 전에는 은행잎이나 낙엽이 떨어진 거리를 아름답게 봤는데 이 일을 하면서 낙엽은 어느새 저한테 치워야 할 쓰레기로 밖에 보이지 않게 됐다"고 전했다.

A씨는 주 6일을 근무하고 특수한 경우에는 일요일도 근무한다. 하루에 걷는 양은 보통 2만보 이상이며 소모하는 칼로리는 하루 900~1000kcal다. A씨는 "요즘 환경공무직 같은 경우 젊은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저희 지역구만 해도 대부분이 30~40대이며 올해는 20대도 두 명이 채용될 정도로 젊은 사람들로 채용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근무 만족도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A씨는 직업 만족도가 100%라고 했다. 그는 "일의 힘든 점은 둘째치고 그 보상으로 들어오는 급여는 상당히 만족감을 주는 부분"이라며 "1년차지만 군경력을 포함해 저는 4호봉인데 연봉 5000만원은 가볍게 넘어간다. 그 밖에 복지 포인트, 상여금, 성과금, 연차수당 등 따로 들어오니 삶의 질이 달라졌다"고 밝혔다.

환경공무직은 1차 서류전형, 2차 체력평가, 3차 면접을 거쳐 최종 합격자를 선발한다. 특별히 요구하는 자격증은 없다. 연봉은 지역마다 차이가 있다. 서울의 경우 5000~5500만원(세전 기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