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호 한국예탁결제원 사장. 사진=연합뉴스
이명호 한국예탁결제원 사장. 사진=연합뉴스
이명호 예탁결제원 사장이 핀테크 기업 등 경쟁업무와 관련해 혁신기술로 무장한 기업들이 늘고 있는 만큼 디지털 금융혁신을 올해 중점 경영목표로 삼겠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2일 신년사를 통해 "작년 예탁결제원은 옵티머스 사태, 코로나19 팬데믹의 장기화, 금융시장의 불확실성 등 녹록지 않은 경영환경에도 불구하고 자본시장의 안정과 발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경주했다"라며 "시장과 함께 하는 디지털 금융혁신을 경영목표로 설정하고 자본시장의 혁신을 선도하면서 각 분야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만들어냈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의 정치·사회·정책·경제환경은 작년 이상으로 불확실성이 확대될 전망"이라며 "우리 회사가 처한 경영환경을 보면, 앞서가는 핀테크회사들은 이미 증권형 토큰을 실제로 발행하고 있고 전자투표와 증권대차, 명의개서대행업무 등의 경쟁업무에 대해서도 혁신기술로 무장한 경쟁자들의 거센 도전이 예상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같은 어려움을 벗어나기 위해 새해에는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데 힘 쓰겠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분산장부(블록체인)에 기록되는 증권형 토큰은 중앙집중형 단일장부만을 운영해 오던 전자등록기관의 업무 근간을 흔들 수도 있는 너무나 큰 현실적인 위협이자 다른 한편으로는 기회이기도 하다"라며 "우리회사는 증권형 토큰 전용 발행·유통 플랫폼 구축 로드맵을 마련해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분산장부에 기반한 새로운 사업모델과 조직체계를 재설계하겠다"고 말했다.

정보기술(IT) 안전성과 전자등록 서비스 역량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는 "데이터 백업체계 개선, 백업데이터 보호용 EMP 차폐기능 도입, 기간계시스템 용량 증설 등을 통해 IT인프라의 안정성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면서 "국내주식 소수단위 거래 지원시스템 구축, 개인투자용 국채의 전자등록 수용, 전사적인 증권정보 관리체계(SEIBro) 정비, 유동화증권 정보공개 확대 등을 통해 전자등록서비스의 깊이와 폭을 확대하겠다"고 언급했다.

증권결제·증권파이낸싱 업무의 리스크 관리를 강화·선진화에도 나선다. 이 사장은 "Repo CCP 도입 추진, 대체거래소(ATS) 출범 대응, 증권대차중개 리스크 상시모니터링체계 구축, 장외파생상품거래 증거금 관리방식 개선 등을 통해 증권결제와 증권파이낸싱 업무의 경쟁을 높이고 시장 활성화와 안정화를 뒷받침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아울러 자산운용 시장의 핵심 인프라인 '펀드넷' 기능을 확대한다고도 밝혔다. 비시장성자산 운용지시 지원시스템 구축, 펀드의 외화자산 운용지시 지원시스템 구축, 퇴직연금플랫폼 및 ISA-Net의 서비스 기능 확충 등으로 자산운용시장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고객의 눈높이에 맞는 자산운용인프라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이다.

이 사장은 "그 밖에 자본시장형 혁신창업 성장지원과 기업지원 서비스 체계를 강화하고, 홍콩 사무소 기능 확대 검토, 외화증권 관련 법·제도 개선 등을 추진해 글로벌 비즈니스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내부적으로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도입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사장은 "ESG경영을 도입해 지속가능기업으로의 발판을 다지도록 하겠다"라며 "올해를 ESG 경영 실천의 원년으로 삼아 상생의 가치를 창출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