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레사 수녀 설립 '사랑의 선교회' 등 NGO 수천 곳에 최근 유사 조치"
"인도정부, NGO 해외자금원 차단…구호단체 옥스팜도 활동위기"
인도 정부가 비정부기구(NGO)들의 해외 자금원 차단을 강화하면서 유명 국제구호단체 옥스팜의 인도 내 활동도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가디언에 따르면 옥스팜 인도 측은 "인도 정부가 해외 자금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을 갱신해주지 않아 인도 내 활동이 위기에 처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옥스팜뿐만 아니라 NGO 수천 곳에 대해서도 유사한 조처를 한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가톨릭 성인인 테레사 수녀(1910∼1997)가 설립한 자선단체 '사랑의 선교회'도 인도 내무부로부터 동일한 통보를 받은 바 있다.

사랑의 선교회는 그동안 극빈자·고아·소외계층 등을 지원해왔는데, 내무부는 이 단체에 대한 회계감사 과정에서 '부정적인 입금'을 포착했다고만 밝힌 상태다.

인도 정부의 조치에 따라 NGO들은 자국 내 기부금 등으로 활동을 꾸려나가야 하지만, 부족분을 채우기에 역부족인 상황이다.

옥스팜 인도 측은 "인도 내무부와 접촉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지원을 계속 받을 수 있도록 자금 제한을 풀어달라고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제인권단체 앰네스티 인터내셔널(AI)은 지난해 사무실이 습격당하고 계좌가 아예 동결되자 인도 사무실을 폐쇄하고 운영을 중단하기도 했다.

당시 앰네스티 측은 인권 침해 비판에 대한 보복이자 '마녀사냥'이라고 인도 정부를 비난했다.

인도에서는 2014년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이끄는 인도국민당(BJP) 집권 후 특히 낙후지역이나 저층 카스트, 소외계층, 불평등에 관련된 문제를 제기하는 NGO나 사회활동가에 반대하는 캠페인이 전개되고 있다.

인도 정부가 인권 등에 대해 비판 목소리를 내는 NGO를 달갑게 여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인도국민당 지도부는 사회활동가들을 반국가적이라고 보고 있으며, 일부 NGO는 극단주의 세력과 연계돼 있다고 비판하기도 한다.

인도는 이러한 분위기 속에 '외국 기부금 규정법'(FCRA) 개정을 통해 해외로부터 기부금 수령을 어렵게 만들었고, 2018년에는 자국 내 NGO 2만여 곳의 자격을 취소한 바 있다.

그럼에도 옥스팜과 사랑의 선교회에 대한 최근 조치는 국제적으로 유명한 단체를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여전히 충격적이라는 게 가디언 평가다.

이러한 조치가 NGO들에 '잠자코 따르라'는 강압으로 비칠 수 있다는 일각의 평가도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