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 사진=연합뉴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지지율 측면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앞지른 상황을 두고 "20대·수도권·여성층이 입장을 선회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20대·수도권·여성층은 윤 후보가 이 후보보다 오랫동안 강세를 나타냈던 계층"이라며 "현재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된 곳들을 보면 이 계층들에서 이 후보가 팽팽하거나 앞서기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특히 20대와 여성의 경우 굉장히 오랫동안 윤 후보의 강세 계층이었는데 김건희 씨 논란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의 갈등 등으로 인해 많이 출렁이기 시작했다"며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쪽으로 일정 부분 이들의 지지가 빠져나갔다. 특히 20대의 경우 부동층이 적게는 20% 후반, 많게는 30~40%에 육박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상일 케이스탯컨설팅 소장도 이날 같은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수도권도 조금 나눠서 볼 필요가 있는데 서울의 경우 대체로 모든 조사에서 여전히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다"며 "오히려 경기도와 인천 지역에서 윤 후보에 대한 지지 하락이 크게 나타났다"라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20대 남자와 수도권의 하락세를 보면 중간지대에서 관망하던 유권자의 실망감이 반영된 것"이라며 "70대 이상과 대구·경북(TK)에서도 윤 후보의 지지율 하락이 나타나는데 이것은 반전의 계기가 마련되면 돌아올 수 있다는 실망을 넘어서 상당히 절망적인 신호로 볼 수 있다"라고 부연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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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전문가는 이번 지지율 역전 현상을 두고 이 후보의 골든크로스가 아닌 윤 후보의 데드크로스 경향을 보인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 대표는 "이 후보의 지지율이 소폭 상승했지만, 윤 후보 지지율이 하락한 여론조사 결과들이 훨씬 많았다"며 "부동층이나 안 후보 쪽으로 지지율이 옮겨갔기 때문에 윤 후보의 하락이 눈에 띄는 대목이었다. '본부장(본인, 부인, 장모)'이라고 하는 부정적인 소식이 계속 이어지다 보니 윤 후보에게 어려웠던 주간이 아니었나 싶다"라고 말했다.

이 소장은 "연말 새해를 맞으면서 여론조사가 쏟아졌는데 지지율 변화 현상은 갑자기 새해 툭 튀어나온 현상은 아니다"라며 "과거 윤 후보에 대한 지지율 하락이 실망감에서 비롯됐다면 최근에는 이 후보와 안 후보에게 일부 지지율이 흘러가는 연쇄 흐름이 나타났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러한 흐름은 데드크로스가 시작됐지만, 골든크로스 현상도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라며 "결국 윤 후보가 현재 흐름에서 지지율 하강 곡선을 막아낼 수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향후 판도 흐름이 크게 변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새해를 맞아 지난 1일부터 이날까지 총 11건의 대선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최근 발표된 모든 대선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는 윤 후보에 앞섰으며 안 후보는 처음으로 10%대 지지율을 기록하는 등 약진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