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 주민은 3명…무인민원발급기로 모두 민원 해결
일부 주민센터에는 어르신들 방문했다 발길 돌리기도
공무원 비운 자리 기간제·행정 인턴이 안내업무 대체
부산 중구 '점심시간 휴무제' 도입 첫날 큰 혼란 없어
부산지역 일부 기초단체에서 점심시간 휴무제가 본격 시행에 들어간 가운데 첫날 현장에서 큰 혼란은 발생하지 않았다.

3일 낮 12시 부산 중구청 1층 민원실에서는 점심시간이 시작되자 직원들이 모두 자리를 비웠다.

예전 같으면 직원들이 교대로 식사를 하며 민원실 업무를 계속 가동했을 텐데 이날부터 점심시간 휴무 도입으로 모든 인력이 함께 쉬면서 민원실 불도 깜깜하게 꺼졌다.

공무원노조 부산본부에 따르면 이날 중구 외에도 기장군에서 점심시간 휴무제가 전면 시행됐고, 부산진구·서구 등 5개 구는 일부 행정동 등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휴무제를 시행할 예정이다.

점심시간 1시간 동안 중구 민원실을 지켜본 결과 방문 민원인은 3명에 불과했다.

1시 20분쯤 지방소득세 납부를 위해 찾은 33세 여성 A씨는 "점심시간 휴무"라는 말을 듣고 잠시 당황했지만, 무인민원발급기로 민원처리가 가능하다는 안내원의 말을 듣고 문제없이 볼일을 볼 수 있었다.

A씨는 "사전에 점심시간 휴무제를 알지 못해 당황스럽기는 했지만, 남들이 밥을 먹는 시간에 다 같이 먹을 수 있는 것은 공무원 신분이라도 매우 중요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긍정적인 의견을 냈다.

20대 남성 2명은 점심시간이 끝나갈 즈음인 낮 12시 55분께 방문했다.

이때는 공무원이 응대했음에도 무인민원기로 가서 자신들의 용무를 해결해 눈길을 끌었다.

한 남성은 "수수료가 적게 들어 무인발급기를 사용했다"고 취재진에 답했고, 다른 남성도 구청 청사 고층에 있는 부서를 방문하지 않고 1층에서 무인기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는 안내를 듣고 무인기를 이용해 민원을 해소한 것으로 파악했다.

젊은 주민이 많은 곳은 큰 문제 없이 점심시간 휴무제가 정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대목이다.

무인민원발급기로는 여권 업무 등의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증명서 발급 등이 가능하다.

부산 중구 '점심시간 휴무제' 도입 첫날 큰 혼란 없어
다만 이날 일부 주민센터에는 어르신들이 잇따라 방문했다가 불편을 겪었다.

부평동 주민센터 등은 점심시간 30여 분 동안 관찰한 결과 어르신 3명이 민원을 처리하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해당 주민센터는 안내원 등 대기 인력도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중구에 따르면 점심시간 방문 민원은 주민센터 별로 보수동 1명, 광복동 3명, 대청동 0명을 각각 기록했다.

일부 안타까운 장면도 포착됐다.

정규직 공무원들이 점심을 먹으러 떠난 뒤 혹시 모를 민원인들을 안내하기 위해 비정규 기간제 직원과 대학생 행정 인턴이 구청사에 배치됐다.

이날 중구청 민원실에는 재무과 소속 정규 공무원 2명과 기간제 안내원 1명, 대학생 인턴 1명이 있었는데, 정규 공무원 2명도 이날 하루 임시로 나왔을 뿐 내일부터는 공공근로 직원 3명이 점심시간을 지키게 된다.

해당 대학생 인턴 등은 오후 1시가 돼서야 점심을 먹을 수 있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