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비 집에 있어요" 얼굴 사진 찍고 보내줬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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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택시비 '먹튀'
얼굴 사진까지 찍게 해놓고…
택시기사 "양심의 가책 느꼈으면 좋겠다"
얼굴 사진까지 찍게 해놓고…
택시기사 "양심의 가책 느꼈으면 좋겠다"
연초부터 또 '먹튀'다. 이번에는 택시 요금을 "집에서 갖고 나오겠다"며 기사에게 본인의 얼굴 사진까지 찍게 해놓고, 그대로 도망친 남성이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2일 보배드림에는 '택시요금을 먹튀 당했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택시기사라고 소개한 작성자 A 씨가 올린 이 글에 따르면 그는 이날 오전 2시 35분께 퇴근하던 중 광명역 부근 양지사거리 근처에서 남성 승객 한 명을 태웠다.
승객은 목적지에 도착하자 "카드가 위에 있다"고 했다. A 씨는 불안한 마음에 "신분증이나 뭐라도 맡기고 가라"고 부탁했지만, 승객은 바지 주머니를 만지며 "아무것도 없다"고 했다. 이에 A 씨는 승객의 얼굴을 촬영하기로 했다. A 씨가 공개한 차량 내부 블랙박스 영상에는 마스크를 벗은 승객의 얼굴을 촬영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하지만 촬영 이후 자리를 뜬 승객은 결국 30여 분이 지나도록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A 씨는 "(승객이) 지갑도 휴대전화도 없다고 억지를 부리더라. 그럼 사진이라도 찍자 싶어 얼굴 사진을 찍었다"며 "설마 얼굴을 찍는데 도망갈까 싶었다"고 했다.
이어 "그냥 독하게 마음먹고 경찰을 불렀어야 했는데, 얼마 하지도 않는 돈 때문에 경찰을 부르기도 그랬다"며 "설마 2만6000원 때문에 줄행랑을 칠까 생각도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조금이라도 양심의 가책을 느꼈으면 좋겠다"며 "인생 그렇게 살지 말라고 충고하고 싶다. 누군가에게는 큰돈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네티즌들은 "악마가 웃고 찍은 것처럼 나왔다", "새해부터 마음고생 많았다", "꼭 경찰에 신고하라", "먹튀가 유행인가" 등의 반응을 보였다. 택시비 먹튀 논란은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12월 31일에는 경기 수원에서 고양 일산까지 장거리 택시를 이용하고 도망친 여성 승객 2명이 경찰에 검거된 바 있다. 이들은 무려 7만 원이 넘는 요금을 내지 않고 달아났다.
이 사건은 택시기사 B 씨의 딸이 이달 22일 '택시 무임승차 수원 곡반정동에서 일산 백마역까지 여성 2명'이라는 제목으로 유튜브에 블랙박스 영상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영상에는 일행 한 명이 잔액이 남지 않은 카드를 건넨 뒤 번화가로 도주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B 씨의 딸은 아버지가 코로나19로 힘들어하는 와중 어처구니없는 일을 당하자 억울한 마음에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찰은 여성들이 탑승했던 지점 주변의 원룸촌을 수소문하고 도착 지점 주변 반경 500m 이내의 CCTV를 확인했지만, 범인의 신원을 특정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후 신고취소서를 써달라는 경찰의 요청을 얼떨결에 들어준 B 씨는 범인의 얼굴이 CCTV에 담겼음에도 잡을 수 없다는 말을 이해하기 어려웠다. 이에 딸의 도움을 받아 유튜브에 영상을 올려 네티즌의 도움을 요청한 끝에 결국 체포에 성공했다.
경찰 관계자는 "조사를 통해 고의성이 입증되면 사기 혐의 등을 적용해 불구속 송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지난 2일 보배드림에는 '택시요금을 먹튀 당했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택시기사라고 소개한 작성자 A 씨가 올린 이 글에 따르면 그는 이날 오전 2시 35분께 퇴근하던 중 광명역 부근 양지사거리 근처에서 남성 승객 한 명을 태웠다.
승객은 목적지에 도착하자 "카드가 위에 있다"고 했다. A 씨는 불안한 마음에 "신분증이나 뭐라도 맡기고 가라"고 부탁했지만, 승객은 바지 주머니를 만지며 "아무것도 없다"고 했다. 이에 A 씨는 승객의 얼굴을 촬영하기로 했다. A 씨가 공개한 차량 내부 블랙박스 영상에는 마스크를 벗은 승객의 얼굴을 촬영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하지만 촬영 이후 자리를 뜬 승객은 결국 30여 분이 지나도록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A 씨는 "(승객이) 지갑도 휴대전화도 없다고 억지를 부리더라. 그럼 사진이라도 찍자 싶어 얼굴 사진을 찍었다"며 "설마 얼굴을 찍는데 도망갈까 싶었다"고 했다.
이어 "그냥 독하게 마음먹고 경찰을 불렀어야 했는데, 얼마 하지도 않는 돈 때문에 경찰을 부르기도 그랬다"며 "설마 2만6000원 때문에 줄행랑을 칠까 생각도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조금이라도 양심의 가책을 느꼈으면 좋겠다"며 "인생 그렇게 살지 말라고 충고하고 싶다. 누군가에게는 큰돈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네티즌들은 "악마가 웃고 찍은 것처럼 나왔다", "새해부터 마음고생 많았다", "꼭 경찰에 신고하라", "먹튀가 유행인가" 등의 반응을 보였다. 택시비 먹튀 논란은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12월 31일에는 경기 수원에서 고양 일산까지 장거리 택시를 이용하고 도망친 여성 승객 2명이 경찰에 검거된 바 있다. 이들은 무려 7만 원이 넘는 요금을 내지 않고 달아났다.
이 사건은 택시기사 B 씨의 딸이 이달 22일 '택시 무임승차 수원 곡반정동에서 일산 백마역까지 여성 2명'이라는 제목으로 유튜브에 블랙박스 영상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영상에는 일행 한 명이 잔액이 남지 않은 카드를 건넨 뒤 번화가로 도주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B 씨의 딸은 아버지가 코로나19로 힘들어하는 와중 어처구니없는 일을 당하자 억울한 마음에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찰은 여성들이 탑승했던 지점 주변의 원룸촌을 수소문하고 도착 지점 주변 반경 500m 이내의 CCTV를 확인했지만, 범인의 신원을 특정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후 신고취소서를 써달라는 경찰의 요청을 얼떨결에 들어준 B 씨는 범인의 얼굴이 CCTV에 담겼음에도 잡을 수 없다는 말을 이해하기 어려웠다. 이에 딸의 도움을 받아 유튜브에 영상을 올려 네티즌의 도움을 요청한 끝에 결국 체포에 성공했다.
경찰 관계자는 "조사를 통해 고의성이 입증되면 사기 혐의 등을 적용해 불구속 송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