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딩동' 소리로 망신 주나"…방역패스 유효기간에 반발(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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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책임 떠넘기기" 업주들도 불만…공공장소에서 '낙인 효과' 우려
시행 첫날 QR인식기 업데이트하지 않은 곳도 3일부터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에도 6개월 유효기간이 적용되면서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또다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유효기간이 남아있으면 QR코드 주위에 파란색 테두리가 나타나고, 인식기에 대면 '접종 완료자입니다'라는 음성이 나온다.
유효기간 만료 시 '딩동' 소리가 나와 시설 이용이 어려워질 수 있다.
자영업자들은 정부가 방역패스 지침을 수시로 바꾸면서 정작 현장에서 이를 일일이 확인해야 하는 자신들의 상황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지현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 공동대표는 "오늘부터 바뀐 지침에 따라 애플리케이션을 업데이트하고, '딩동' 소리에 기분 나빠할 손님들에게 바뀐 지침을 일일이 설명해야 하는 것은 오롯이 우리 몫"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그는 "인건비 부담에 사람을 줄이는데 손님들 백신 유효기간 확인하고 설명하느라 오히려 직원이 필요한 실정"이라며 "지연되는 시간, 영업에 방해를 주는 정도를 고려해 정부가 1인 인건비 수준의 지원은 해줘야 한다.
방역지원금 100만 원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비대위는 이날 정부 지침에 대응하기 위한 집단행동 여부를 정할 예정이다.
서초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김모(49) 씨도 "이제 뉴스에서 방역 지침 얘기만 들어도 한숨이 난다.
인원·시간 제한까지는 받아들였지만 방역패스는 확인해야 할 게 너무 많고 복잡하다"면서 "방역지침을 안 지키는 손님들에 대한 관리 책임을 자영업자한테만 떠넘기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이제는 익숙해졌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종로구 동숭동의 한 샤부샤부 가게 사장 이모(47) 씨는 "국민 대부분이 백신 접종을 마쳤고, 대학로 같은 번화가에 나오면서 '백신 안 맞고 돌아다니겠다'는 위험한 생각을 하는 손님은 번거롭더라도 안 받는 게 맞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백신 접종을 완료하지 않은 시민들은 점점 더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며칠 전 1차 접종을 했다는 회사원 김모(27) 씨는 "대학생일 때는 혼자 다녀서 백신을 안 맞고도 생활했는데, 최근 취업하고서는 눈치가 보여 맞을 수밖에 없었다"며 "대형마트에도 방역패스가 적용되면서 어쩔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방역 제한을 하나둘 조이는 게 피부로 느껴진다"면서 "접종자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을 만들기 어렵기는 하겠지만, 미접종자 페널티가 크게 느껴지는 게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종로구 혜화동의 한 식당에서는 손님들이 평소처럼 휴대전화를 흔들자 백신 유효기간이 남아있다는 파란색 테두리가 쳐진 QR코드가 나타났다.
인식기에서 '접종 완료자입니다'라는 소리가 나오자 손님들은 멋쩍게 웃으며 식당 안으로 들어갔다.
여전히 QR코드 인식기를 업데이트하지 않은 곳도 눈에 띄었다.
종로구 동숭동의 한 프랜차이즈 카페는 입장 시 QR코드를 찍어도 '접종 완료 후 14일이 경과됐습니다'라는 소리만 났다.
카페 종업원은 "업데이트가 필요하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다"며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또 서초구의 한 분식집에서는 방역패스 확인은 물론 QR체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식당 입구에 QR체크 단말기가 있었으나 손님 대부분은 이를 그냥 지나쳐 자리에 앉았다.
몇몇 손님들이 "방역패스가 없어도 괜찮으냐"며 갸웃거렸지만, 점원도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았다.
유효기간이 지난 사람의 경우 '딩동' 신호음으로 누구나 구별할 수 있게 하는 게 차별이라는 지적도 있다.
회사원 공모(28) 씨는 "최근 2차 접종을 마쳤지만, 코로나19 예방이 아니라 접종 인증을 위해 맞은 것"이라며 "미접종자를 가려내는 QR코드 인증 방법은 사람을 낙인찍는 것이다.
변이 바이러스도 계속 나오는데 미접종자를 공공장소에서 망신 주는 이런 정책이 얼마나 유지될지 의문"이라고 했다.
전문가들도 방역패스 음성 확인에 인권 침해적인 요소가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은 "미접종자에게 공개적으로 창피함을 줘서 사람이 많은 곳에 못 가게 하거나 백신을 맞도록 한다면 아무리 목적이 정당해도 문제"라며 "굳이 알림음이 아니어도 백신 접종 여부나 유효기간을 파악할 방법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인권침해 우려가 없는지 살피는 세심함이 있어야 한다"며 "선진적인 사회라면 다양한 이유로 백신을 맞지 못하는 사람들도 배려해야 한다"고 했다.
황필규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는 "경고음을 울린다는 것은 해당 인물의 행위가 잘못됐다고 전제하는 것"이라며 "이번 시스템은 정부가 미접종을 잘못된 행위라고 공적으로 확인해주는 절차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황 변호사는 "경고음을 통해 공공장소에서 낙인을 찍는 효과도 발생한다"며 "방역패스는 개인의 사생활과 권리 보호와 관련한 기존의 사회적 논의를 깨버리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방역패스 유효기간 적용은 일주일 계도기간을 거쳐 시행된다.
이에 따라 지침 위반으로 인한 과태료나 행정처분은 10일부터 부과된다.
/연합뉴스
시행 첫날 QR인식기 업데이트하지 않은 곳도 3일부터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에도 6개월 유효기간이 적용되면서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또다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유효기간이 남아있으면 QR코드 주위에 파란색 테두리가 나타나고, 인식기에 대면 '접종 완료자입니다'라는 음성이 나온다.
유효기간 만료 시 '딩동' 소리가 나와 시설 이용이 어려워질 수 있다.
자영업자들은 정부가 방역패스 지침을 수시로 바꾸면서 정작 현장에서 이를 일일이 확인해야 하는 자신들의 상황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지현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 공동대표는 "오늘부터 바뀐 지침에 따라 애플리케이션을 업데이트하고, '딩동' 소리에 기분 나빠할 손님들에게 바뀐 지침을 일일이 설명해야 하는 것은 오롯이 우리 몫"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그는 "인건비 부담에 사람을 줄이는데 손님들 백신 유효기간 확인하고 설명하느라 오히려 직원이 필요한 실정"이라며 "지연되는 시간, 영업에 방해를 주는 정도를 고려해 정부가 1인 인건비 수준의 지원은 해줘야 한다.
방역지원금 100만 원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비대위는 이날 정부 지침에 대응하기 위한 집단행동 여부를 정할 예정이다.
서초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김모(49) 씨도 "이제 뉴스에서 방역 지침 얘기만 들어도 한숨이 난다.
인원·시간 제한까지는 받아들였지만 방역패스는 확인해야 할 게 너무 많고 복잡하다"면서 "방역지침을 안 지키는 손님들에 대한 관리 책임을 자영업자한테만 떠넘기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이제는 익숙해졌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종로구 동숭동의 한 샤부샤부 가게 사장 이모(47) 씨는 "국민 대부분이 백신 접종을 마쳤고, 대학로 같은 번화가에 나오면서 '백신 안 맞고 돌아다니겠다'는 위험한 생각을 하는 손님은 번거롭더라도 안 받는 게 맞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백신 접종을 완료하지 않은 시민들은 점점 더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며칠 전 1차 접종을 했다는 회사원 김모(27) 씨는 "대학생일 때는 혼자 다녀서 백신을 안 맞고도 생활했는데, 최근 취업하고서는 눈치가 보여 맞을 수밖에 없었다"며 "대형마트에도 방역패스가 적용되면서 어쩔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방역 제한을 하나둘 조이는 게 피부로 느껴진다"면서 "접종자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을 만들기 어렵기는 하겠지만, 미접종자 페널티가 크게 느껴지는 게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종로구 혜화동의 한 식당에서는 손님들이 평소처럼 휴대전화를 흔들자 백신 유효기간이 남아있다는 파란색 테두리가 쳐진 QR코드가 나타났다.
인식기에서 '접종 완료자입니다'라는 소리가 나오자 손님들은 멋쩍게 웃으며 식당 안으로 들어갔다.
여전히 QR코드 인식기를 업데이트하지 않은 곳도 눈에 띄었다.
종로구 동숭동의 한 프랜차이즈 카페는 입장 시 QR코드를 찍어도 '접종 완료 후 14일이 경과됐습니다'라는 소리만 났다.
카페 종업원은 "업데이트가 필요하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다"며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또 서초구의 한 분식집에서는 방역패스 확인은 물론 QR체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식당 입구에 QR체크 단말기가 있었으나 손님 대부분은 이를 그냥 지나쳐 자리에 앉았다.
몇몇 손님들이 "방역패스가 없어도 괜찮으냐"며 갸웃거렸지만, 점원도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았다.
유효기간이 지난 사람의 경우 '딩동' 신호음으로 누구나 구별할 수 있게 하는 게 차별이라는 지적도 있다.
회사원 공모(28) 씨는 "최근 2차 접종을 마쳤지만, 코로나19 예방이 아니라 접종 인증을 위해 맞은 것"이라며 "미접종자를 가려내는 QR코드 인증 방법은 사람을 낙인찍는 것이다.
변이 바이러스도 계속 나오는데 미접종자를 공공장소에서 망신 주는 이런 정책이 얼마나 유지될지 의문"이라고 했다.
전문가들도 방역패스 음성 확인에 인권 침해적인 요소가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은 "미접종자에게 공개적으로 창피함을 줘서 사람이 많은 곳에 못 가게 하거나 백신을 맞도록 한다면 아무리 목적이 정당해도 문제"라며 "굳이 알림음이 아니어도 백신 접종 여부나 유효기간을 파악할 방법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인권침해 우려가 없는지 살피는 세심함이 있어야 한다"며 "선진적인 사회라면 다양한 이유로 백신을 맞지 못하는 사람들도 배려해야 한다"고 했다.
황필규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는 "경고음을 울린다는 것은 해당 인물의 행위가 잘못됐다고 전제하는 것"이라며 "이번 시스템은 정부가 미접종을 잘못된 행위라고 공적으로 확인해주는 절차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황 변호사는 "경고음을 통해 공공장소에서 낙인을 찍는 효과도 발생한다"며 "방역패스는 개인의 사생활과 권리 보호와 관련한 기존의 사회적 논의를 깨버리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방역패스 유효기간 적용은 일주일 계도기간을 거쳐 시행된다.
이에 따라 지침 위반으로 인한 과태료나 행정처분은 10일부터 부과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