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기아가 지난해 글로벌 반도체 공급난에도 전년 대비 판매량을 4.9%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는 3년 만에 다시 700만 대 이상의 차량을 판매하겠다는 공격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국내 72만6838대, 해외 316만4143대 등 총 389만981대를 판매했다고 3일 발표했다. 전년 대비 3.9% 늘어난 규모다. 반도체 공급난으로 국내 판매가 7.7% 감소했지만, 코로나19 기저효과와 미국, 유럽 등 글로벌 시장의 자동차 수요 회복으로 해외 판매는 7.0% 증가했다.

기아는 지난해 국내 53만5016대, 해외 224만2040대 등 전년 대비 6.5% 증가한 277만7056대를 판매했다. 전년 대비 국내 판매는 3.1% 감소한 반면 해외는 9.1% 증가했다. 스포티지, 셀토스, 프라이드(리오) 등이 해외 판매를 이끌었다.

현대차·기아의 지난해 총 판매량은 666만8037대로, 전년 대비 4.9%(31만6468대) 늘었다. 당초 목표(708만 대)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반도체 공급난에 따른 생산 차질에도 불구하고 선방했다는 평가다.

현대차·기아는 올해 747만3000대를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작년보다 12.1%(80만4963대) 늘리겠다는 공격적인 목표다. 현대차는 작년보다 11.1%(43만2019대) 늘린 432만3000대, 기아는 13.4%(37만2944대) 증가한 315만 대를 목표로 잡았다. 현대차·기아가 올해 목표를 달성하면 3년 만에 다시 700만 대 선을 회복한다.

현대차·기아는 목표 달성을 위해 차량 생산 일정 조정 등으로 반도체 수급 차질 영향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권역별 판매 손익 최적화, 기아는 3교대 근무 전환을 통한 인도 공장 풀가동 등을 주요 전략으로 제시했다.

현대차·기아는 올해 ‘친환경 톱티어 브랜드’가 되기 위해 전기차 체제로의 전환에 더 속도를 내기로 했다. 지난해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을 적용한 아이오닉 5, EV6, GV60를 성공적으로 출시한 데 이어 올해는 아이오닉 6, GV70 전기차, 니로 EV, EV6 고성능 모델을 선보인다. 내연기관 베스트셀링 모델인 그랜저의 완전 변경 모델도 내놓을 예정이다.

지난해 외국계 완성차 기업의 실적은 부진했다. 쌍용차는 지난해 회생절차와 반도체 공급난으로 출고 적체가 심화하면서 전년 대비 21.3% 감소한 8만4496대를 판매했다. 한국GM은 35.7% 감소한 23만7044대를 팔았다. 올해는 전기차 경쟁에 본격 뛰어든다. 한국GM과 쌍용차는 올해 각각 전기차 볼트EUV와 코란도 e-모션을 선보인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