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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전 '녹색분류' 논쟁가열…"수출 고려해야" vs "경제이득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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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택소노미서 원전 제외했으나 EU 초안에는 포함…차기정부 입장 주목
    원전업계 기대감↑…환경단체 등은 폐기물 문제·경제성 논리 지적
    원전 '녹색분류' 논쟁가열…"수출 고려해야" vs "경제이득 없어"
    환경·기후친화적인 경제활동의 기준을 정하는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택소노미)에서 원자력 발전을 '녹색' 사업으로 인정할지를 두고 찬반 논쟁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3일 환경부 등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발표된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택소노미)에는 원자력 발전이 빠진 채 발표됐다.

    녹색분류체계는 어떤 경제활동이 친환경적이고 탄소중립에 이바지하는지 규정한 것으로, 녹색금융의 '투자 기준'이나 다름없어 이를 둘러싼 관련 기관 및 업계 갈등이 계속될 전망이다.

    ◇ 탈원전 기조에 'K-택소노미'서 원전 제외…EU 택소노미 최종안 관심
    우리나라는 이번에 발표한 녹색분류체계에 태양광과 태양열 등 재생에너지 생산활동과 관련 기반시설 구축 활동 등 69개 경제활동을 포함했지만, 원전은 포함하지 않았다.

    이는 현 정부의 탈원전 기조와 맞닿아있는 것으로, 환경부는 K-택소노미 발표 당시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와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에 원전을 늘리는 계획이 없는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현 정부는 2080년까지 장기적으로 원전 비율을 줄이는 대신 신재생에너지와 수소에너지 비율을 높여 탄소중립을 이룬다는 '탈원전 정책'을 펼치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탈원전 정책에 맞춰 월성 1호기를 조기 폐쇄했고, 삼척의 대진 1·2호기 및 영덕의 천지 1·2호기 등은 사업을 종결했다.

    이런 기조는 2030 NDC와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등 미래 목표를 담은 계획에서도 나타난다.

    2020년 주요 전원별 발전량에서 29%를 차지한 원전은 2030 NDC에서는 23.9%로 감축되고,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에서는 6.1∼7.2%까지 줄어드는 것으로 나와 있다.

    환경부는 그동안 EU가 녹색분류체계에 원전을 포함하지 않는다는 점을 한국형 녹색분류체계에서 원전을 제외하는 주요 근거 중 하나로 내세웠다.

    하지만 최근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가 천연가스와 원자력 발전에 대한 투자를 환경·기후 친화적인 '녹색'으로 분류하는 내용의 '지속가능한 금융 녹색분류체계'(Taxonomy·택소노미) 초안을 회원국들에 보내면서 상황이 조금 달라졌다.

    최종안은 이달 중순께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EU 회원국들이나 유럽의회는 다수결로 이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데, 만약 다수 회원국이 지지할 경우 EU법이 돼 2023년 발효되게 된다.

    다만 전력생산의 70%를 원자력 발전에 기대는 프랑스와 폴란드, 체코, 핀란드 등은 녹색분류체계에 원자력을 넣자는 입장이고, 탈원전을 지향하는 독일과 오스트리아, 룩셈부르크, 포르투갈, 덴마크 등은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등 회원국 간 입장차가 첨예하게 갈리고 있어 초안대로 확정될지는 미지수다.

    원전 '녹색분류' 논쟁가열…"수출 고려해야" vs "경제이득 없어"
    ◇ "저탄소 주요 발전…원전 수출 고려해야" vs "폐기물 문제 심각…경제 이득도 없어"
    국내 원전업계는 EU의 택소노미 초안 공개에 따라 추후 우리 정부의 녹색분류체계에도 다시 원전이 포함될 가능성이 커졌다며 기대하는 분위기다.

    정부가 EU 등 주변국의 동향을 참조해 원전의 녹색분류체계 포함 여부를 계속 검토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EU와 다른 방향으로 정책을 밀어붙이기엔 부담스러울 것이란 분석이다.

    원전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후변화와 관련해 가장 진보적이고 앞서가는 EU마저 원전을 녹색분류체계에 포함한 만큼, 우리나라도 EU의 판단을 따라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원전업계는 원전이 석유·석탄을 대체할 수 있는 저탄소 주요 발전이므로 '녹색'으로 분류해야 한다는 입장을 꾸준히 밝혀왔다.

    원전이 녹색분류체계에서 빠지면 체코, 폴란드 등을 대상으로 우리 정부가 추진 중인 원전 수출에서 경쟁국보다 불리할 수 있다는 논리도 내세웠다.

    경쟁국인 중국, 러시아는 원전을 녹색 활동으로 분류해 자국 내 재원 조달이 쉬운 편이다.

    특히 한수원이 최근 이집트 엘다바 원전의 2차 건설사업 부문 계약 체결을 위한 단독 협상 대상자가 되면서 '녹색분류체계 포함으로 원전을 살려야 한다'는 여론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원전업계 관계자는 "체코, 폴란드 등 추가적인 원전 수출을 위해서는 녹색분류체계에 포함돼 다양한 세제 혜택과 금융 지원을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침체한 원전 수출이 활력을 띨 수 있도록 정부가 긍정적으로 검토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면 환경단체 등은 원전이 발전소 사고 등으로 방사능이 유출될 우려와 핵연료 보관 및 핵폐기물 처리 문제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등의 주장을 하며 녹색분류체계에 넣어선 안 된다고 강조한다.

    에너지정의행동 관계자는 "고준위 핵폐기물을 어떻게 처리할지는 매우 심각한 문제이나 전 세계적으로 핵폐기물을 안전하게 해결할 방법을 찾은 사례는 없다"며 "핵발전소로 고통받는 주민들에게 핵폐기물의 고통도 떠안으라는 것은 핵산업계의 이기심일 뿐이고, 미래세대로 위험을 전가하는 무책임한 짓"이라고 지적했다.

    원전을 계속 끌고 가는 것이 경제적으로도 이득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도 있다.

    전 국립기상과학원장인 조천호 경희사이버대 특임교수는 "전세계적으로 재생에너지의 비중은 늘어나는 반면 원전은 20∼30년 전부터 정체돼 있다"며 "현재 원전 비중을 늘리는 나라는 중국, 러시아 등인데 그런 나라들을 우리가 벤치마킹해야 할 이유는 없다"고 역설했다
    조 교수는 "우리에게는 재생에너지라는 대안이 있고, 지난해 1차 에너지원 기준에서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비중이 이미 원전 비중을 넘어섰다"며 "정체된 산업을 끌고 갈 것인지, 이미 전세계가 주목하는 새로운 에너지원에 투자할 것인지 고민하면 답은 나와있다"고 부연했다.

    원전이 실제 '저탄소 에너지원'인지를 두고서도 의견이 팽팽히 대립한다.

    한수원은 원전 전주기(全週期·건설부터 폐기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이 태양광보다 적고 풍력과 비슷하다는 의견을 제시했으나, 외국 연구 등에서는 원전의 건설·운영·해체 등의 과정에서 이보다 몇배 많은 온실가스가 배출된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환경부는 이번에 마련한 녹색분류체계를 1년간 시범 운영한 뒤 한 차례 개정하고 다시 2∼3년 운영한 뒤 재차 개정할 방침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EU가 이번에 내놓은 것은 초안이고 확정되기까지는 최소 4개월이 걸릴 것"이라며 "특히 초안에는 원전과 관련해 방사성폐기물을 안전하게 처분할 계획·자금·부지가 있는 경우라는 조건을 두는 등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EU의 논의 동향 등을 지속적으로 살피면서 기준의 내용과 이유에 대해서도 면밀히 검토할 계획"이라며 "에너지 등 국내 사정을 고려해 관련 내용을 계속 논의하겠다"고 부연했다.

    차기 대선에서 어떤 후보가 당선되느냐도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지난달 22일 원전 문제와 관련, '탈원전'이 아닌 '감(減)원전' 정책을 펴겠다고 밝혔고,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경우 지난달 29일 신한울 3·4호기 원전 건설 공사를 즉시 재개하는 내용의 'K-원전 발전 공약'을 발표했다.

    원전 '녹색분류' 논쟁가열…"수출 고려해야" vs "경제이득 없어"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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