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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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은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윤석열 대선 후보를 향해 '연기만 해달라'고 요청한 것을 두고 "후보가 아바타냐"며 비판했다.

박찬대 민주당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 위원장의 발언 영상을 공유하면서 "윤 후보가 아바타도 아니고 연기만 하라고 하느냐"라고 적었다.

박 대변인은 "지금까지 윤 후보가 보여준 모든 행태가 앞으로 개선 불가능한 정치인으로서의 최대치였음을 고백하는 듯하다"며 "국민의힘 지도부가 완전히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는 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가 지난해 7월 경선 캠프에 새롭게 합류한 인사들과 만난 자리에서 '나는 이제 앞으로 배우만 하겠다', '여러분이 알아서 잘해달라'라고 말한 것을 겨냥해 "배운다더니, 공부한다더니…"라며 "배우기는 한 것인가. 아예 배우기를 포기하고 배우(俳優)를 한다는 것이냐"라고 꼬집었다.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 / 사진=뉴스1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 / 사진=뉴스1
박성준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을 통해 김 위원장의 발언을 비판했다. 그는 "이제 대놓고 후보에게 시나리오대로 연기만 하라고 주문한다"며 "국민의힘 선대위를 구하겠다는 김 위원장이 내밀 비밀병기는 준비 안 되고 정치 경험 없는 윤 후보가 철저하게 연기를 하라는 것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윤 후보의 무능을 감추기 위해 연기를 해서라도 국민을 속이고 '정권만 가져오면 된다'는 김 위원장의 발상은 너무 놀랍다. 연기도 실력이 있어야 하는 것"이라며 "국민의힘의 성찰 없는 반성과 쇄신이 얼마나 허망한지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과거 대선을 여러 번 경험해봤는데, 후보는 선대위에서 해주는 대로 연기만 잘하면 선거는 승리할 수 있다"며 "국민 정서에 반하는 선거운동을 해선 절대로 안 된다. 후보가 자기 의견이 있어도, 국민 정서와 맞지 않는다면 절대 그런 말을 하지 말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근 한 달간 나타난 현상을 보면 윤 후보의 위기 상황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선거를 두 달 앞두고 선대위를 개편해 또 한 번의 혼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그런 혼란을 겪지 않으면 선거를 승리로 가져올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6본부장 사퇴' 등 전면 쇄신을 단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