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학년도 대입 정시모집 원서 접수가 지난 3일 마감된 가운데 서울 등 수도권과 지방대학 사이에서 학생 모집을 두고 희비가 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에서는 10 대 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한 대학이 나왔지만 비수도권에선 지원 인원이 모집 인원을 넘지 못한 미달 대학이 속출했다.

수도권과 지방 양극화 ‘심화’

4일 종로학원하늘교육이 경쟁률을 공개한 전국 179개 일반대의 2022학년도 정시 지원 마감 현황을 집계한 결과, 총 10만6190명을 선발하고 47만9743명이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경쟁률은 4.5 대 1을 나타냈다. 2019학년도 5.2 대 1, 2020학년도 4.6 대 1, 2021학년도 3.6 대 1로 계속 하락하다가 이번에 반등했다.

서울과 수도권 대학의 정시모집 경쟁률은 각각 6.0 대 1을 기록했다. 지난해 5.1 대 1(서울), 4.8 대 1(수도권) 대비 소폭 상승했다. 지방권 대학 경쟁률은 3.4 대 1로 작년(2.7 대 1)보다 높아졌지만 서울·수도권과의 격차가 벌어진 모양새다.

정시모집은 원서를 가·나·다군에 한 번씩 총 세 번 쓸 수 있다. 보통 중복 합격한 학생이 다른 대학으로 빠져나가는 것까지 감안했을 때 경쟁률이 3 대 1을 넘지 못하면 사실상 미달로 본다. 정시모집 평균 경쟁률이 3 대 1 미만인 ‘사실상 미달’ 대학 59곳 중 49곳이 지방권 소재다. 경쟁률이 1 대 0 미만인 ‘미달’ 대학 18곳 중 지방권 대학은 15곳이다.

반면 KAIST 등 특별법에 의한 대학을 제외한 4년제 일반대 중에서 경쟁률 상위권은 서울권 대학이 줄줄이 차지했다. 홍익대가 13.0 대 1로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어 중앙대 12.3 대 1, 경기대(서울) 10.4 대 1, 삼육대 9.6 대 1, 동덕여대 8.5 대 1 순이었다.

‘0명’ 지원 학과도 수두룩

학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는 비수도권 지역 대학들은 입학자 전원에게 4년 장학금을 주는 등 다양한 ‘미끼’를 내놓고 있지만 역부족인 모습이다.

호남대는 올해 정시 최초 합격자 전원에게 71만원 상당의 태블릿PC를, 충원(추가) 합격자 전원에게도 41만원 상당의 태블릿PC를 주기로 했으나 다수 학과가 미달됐다. 경주대는 4년간 매년 300만원의 장학금을 내걸었으나 평균 경쟁률이 0.3 대 1로 저조했다. 전주대는 수능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에게 수업료 감면은 물론 생활비, 도서비까지 지급하기로 했다.

성적은 따지지 않고 입학만 하면 100만원의 장학금을 약속한 대학도 허다하다. 강원 지역 사립대인 상지대는 ‘상지스타트장학금’으로 최초 합격자 전원에게 100만원의 장학금을, 추가 합격자에게는 50만원의 장학금을 준다. 그러나 상지대는 수능성적으로 뽑는 일반전형에서 디지털헬스케어학과 등 10개 이상의 학과가 미달됐다.

이 같은 노력에도 학생들의 관심은 지방대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 지원 인원이 한두 명에 불과하거나 심지어 ‘0명’인 사례도 나오고 있다. 충북에 있는 세명대 화장품뷰티학부(뷰티케어학)는 일반전형에서 11명을 모집했으나 지원자는 2명에 그쳤다. 우석대 진천캠퍼스 상담심리학과는 15명을 뽑는 수능위주일반학생 전형에서 한 명도 지원하지 않았다. 충남에 있는 한서대 피부미용화장품과학과도 일반전형에서 18명 모집에 지원자 수가 0명이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서울과 수도권으로 학생이 점점 더 몰리고 있다”며 “이번에도 지방권에 있는 상당수 비인기 대학의 미달, 미충원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입시업계 관계자는 “벚꽃 피는 순서대로 대학들이 무너질 것이라는 얘기는 이제 현실의 영역”이라며 “대학 구조조정을 서두르지 않으면 나중에 손 대기 어려운 지경에 처할 공산이 크다”고 지적했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