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자영업] ① 취업자 4명 중 한 명인데…"하루하루가 막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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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38개국 중 자영업자 비중 6위…은퇴자·청년 일자리 부족 영향
코로나 2년에 직접적인 타격…연간 영업이익, 최저임금에도 못 미쳐
[※ 편집자 주 = 코로나19 사태가 2년 가까이 지속하고 영업 제한 조치까지 이어지면서 자영업자들이 하루하루 생존을 걱정해야 할 정도로 전례 없는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우리 경제구조의 한 축을 차지하는 자영업의 실태와 코로나19 영향, 대책을 살펴보는 기사를 3회에 걸쳐 송고합니다.
]
3개월 전 서울 서초구에 카페를 차린 이모(51)씨는 "월 임대료만 200만원인데 하루 매출이 10만원이 안될 때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재료 소진을 위해 배달 판매도 할 수밖에 없는데 배달 수수료를 빼면 남는 게 없다"고 덧붙였다.
서울 종로구에서 2년째 식당을 운영하는 50대 중반의 신모씨는 "지난해에는 월 매출이 코로나19 사태 이전의 20% 수준까지 줄어들기도 했다"며 "임대료와 재료비 부담에 직원 4명을 내보냈지만 여전히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신씨는 "이달 말이 임대 만기인데 건물주는 월세까지 올리겠다고 해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 자영업자 비중 취업자의 24%, OECD 6위…재취업난·구직난 영향
코로나19 사태가 2년 가까이 이어지면서 자영업자들의 고통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 억제를 위한 방역조치 강화의 영향을 자영업이 주류를 이루는 식당 등 생활밀접 업종이 전면에서 가장 먼저 받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자영업자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다른 나라보다 상대적으로 높다.
2020년 기준 우리나라의 자영업자는 657만명(무급 가족 종사자 포함)으로 전체 취업자의 24.4%를 차지한다.
취업자 4명 중 1명은 자영업자인 셈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과 비교하면 한국의 자영업자 비중은 콜롬비아(51.3%), 그리스(31.9%), 멕시코(30.5%), 터키(30.2%), 코스타리카(26.6%)에 이어 6위다.
38위인 미국(6.3%)의 4배에 달한다.
프랑스(12.4%), 일본(10.0%), 호주(9.4%)보다도 월등히 높다.
다른 나라 사례를 보면 산업화가 진전되고 국민소득이 높아질수록 자영업자 비중이 줄어드는 게 일반적이다.
우리나라의 자영업자 비중은 외환위기 때 대량 실직자들의 자영업 유입으로 40% 가까이 기록하다가 지금은 30% 아래까지 떨어졌다.
더미래연구소는 '2020 대한민국 자영업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자영업이 공급 과잉 속에 구조적 몰락기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런데도 주요 선진국보다 우리나라의 자영업자 비중이 여전히 높은 것은 베이비부머 세대(1955∼1963년생)가 은퇴 후 재취업하기 어려운 현실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은퇴자를 위한 사회복지가 미흡하고 노후 대비가 제대로 안 돼 있는 상황에서 은퇴 후 자영업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젊은 층의 창업이 늘 정도로 구직난이 심해진 것도 한 요인이다.
KB경영연구소의 '2021 자영업 보고서'를 보면 연령별 자영업자 비중이 60대 이상(33.4%), 50대(28.4%), 40대(22.1%), 30대(12.8%) 등의 순이었다.
이 연구소가 수도권 소상공인 700명을 조사한 결과 평균 나이는 만 51세, 자영업 종사 기간은 평균 12년이었다.
◇ 자영업자 포화 속 영업난 가중…"영세 소상공인 타격 커"
코로나19 사태에도 소상공인 사업체는 겉으론 늘어났지만 실속은 그렇지 못하다.
중소벤처기업부와 통계청의 2020년 소상공인 실태조사 결과 소상공인 사업체 수(도·소매, 숙박·음식점 등 11개 업종 기준)는 290만2천개로 2019년보다 13만1천개(4.7%) 증가했다.
그러나 종사자 수는 557만3천명으로 87만1천명(13.5%) 감소했다.
업종별 종사자 감소율은 도·소매(-16.7%)와 숙박·음식점(-16.2%)이 컸다.
대표가 20대 이하인 사업체가 2019년 6만9천개에서 2020년 18만2천개로 2.6배 급증한 게 눈에 띈다.
취업난 속에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려는 젊은 세대의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연간 사업체당 매출은 2억2천400만원으로 전년 대비 4.5%, 영업이익은 1천900만원으로 43.1% 줄었다.
연간 영업이익이 연간 최저임금(2천154만원)에도 못 미칠 정도의 심각한 영업난을 겪은 것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와 영업 제한으로 지난해 3분기 소상공인 10명 중 8명 이상이 월평균 순이익이 0원이거나 손해를 봤다는 신용보증재단중앙회의 조사 결과도 있다.
박정미 KB경영연구소 연구원은 "자영업자들은 포화 상태이고 어려운데 코로나19 사태로 영세 소상공인들의 타격이 특히 크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코로나 2년에 직접적인 타격…연간 영업이익, 최저임금에도 못 미쳐
[※ 편집자 주 = 코로나19 사태가 2년 가까이 지속하고 영업 제한 조치까지 이어지면서 자영업자들이 하루하루 생존을 걱정해야 할 정도로 전례 없는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우리 경제구조의 한 축을 차지하는 자영업의 실태와 코로나19 영향, 대책을 살펴보는 기사를 3회에 걸쳐 송고합니다.
]
3개월 전 서울 서초구에 카페를 차린 이모(51)씨는 "월 임대료만 200만원인데 하루 매출이 10만원이 안될 때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재료 소진을 위해 배달 판매도 할 수밖에 없는데 배달 수수료를 빼면 남는 게 없다"고 덧붙였다.
서울 종로구에서 2년째 식당을 운영하는 50대 중반의 신모씨는 "지난해에는 월 매출이 코로나19 사태 이전의 20% 수준까지 줄어들기도 했다"며 "임대료와 재료비 부담에 직원 4명을 내보냈지만 여전히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신씨는 "이달 말이 임대 만기인데 건물주는 월세까지 올리겠다고 해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 자영업자 비중 취업자의 24%, OECD 6위…재취업난·구직난 영향
코로나19 사태가 2년 가까이 이어지면서 자영업자들의 고통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 억제를 위한 방역조치 강화의 영향을 자영업이 주류를 이루는 식당 등 생활밀접 업종이 전면에서 가장 먼저 받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자영업자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다른 나라보다 상대적으로 높다.
2020년 기준 우리나라의 자영업자는 657만명(무급 가족 종사자 포함)으로 전체 취업자의 24.4%를 차지한다.
취업자 4명 중 1명은 자영업자인 셈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과 비교하면 한국의 자영업자 비중은 콜롬비아(51.3%), 그리스(31.9%), 멕시코(30.5%), 터키(30.2%), 코스타리카(26.6%)에 이어 6위다.
38위인 미국(6.3%)의 4배에 달한다.
프랑스(12.4%), 일본(10.0%), 호주(9.4%)보다도 월등히 높다.
다른 나라 사례를 보면 산업화가 진전되고 국민소득이 높아질수록 자영업자 비중이 줄어드는 게 일반적이다.
우리나라의 자영업자 비중은 외환위기 때 대량 실직자들의 자영업 유입으로 40% 가까이 기록하다가 지금은 30% 아래까지 떨어졌다.
더미래연구소는 '2020 대한민국 자영업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자영업이 공급 과잉 속에 구조적 몰락기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런데도 주요 선진국보다 우리나라의 자영업자 비중이 여전히 높은 것은 베이비부머 세대(1955∼1963년생)가 은퇴 후 재취업하기 어려운 현실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은퇴자를 위한 사회복지가 미흡하고 노후 대비가 제대로 안 돼 있는 상황에서 은퇴 후 자영업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젊은 층의 창업이 늘 정도로 구직난이 심해진 것도 한 요인이다.
KB경영연구소의 '2021 자영업 보고서'를 보면 연령별 자영업자 비중이 60대 이상(33.4%), 50대(28.4%), 40대(22.1%), 30대(12.8%) 등의 순이었다.
이 연구소가 수도권 소상공인 700명을 조사한 결과 평균 나이는 만 51세, 자영업 종사 기간은 평균 12년이었다.
◇ 자영업자 포화 속 영업난 가중…"영세 소상공인 타격 커"
코로나19 사태에도 소상공인 사업체는 겉으론 늘어났지만 실속은 그렇지 못하다.
중소벤처기업부와 통계청의 2020년 소상공인 실태조사 결과 소상공인 사업체 수(도·소매, 숙박·음식점 등 11개 업종 기준)는 290만2천개로 2019년보다 13만1천개(4.7%) 증가했다.
그러나 종사자 수는 557만3천명으로 87만1천명(13.5%) 감소했다.
업종별 종사자 감소율은 도·소매(-16.7%)와 숙박·음식점(-16.2%)이 컸다.
대표가 20대 이하인 사업체가 2019년 6만9천개에서 2020년 18만2천개로 2.6배 급증한 게 눈에 띈다.
취업난 속에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려는 젊은 세대의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연간 사업체당 매출은 2억2천400만원으로 전년 대비 4.5%, 영업이익은 1천900만원으로 43.1% 줄었다.
연간 영업이익이 연간 최저임금(2천154만원)에도 못 미칠 정도의 심각한 영업난을 겪은 것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와 영업 제한으로 지난해 3분기 소상공인 10명 중 8명 이상이 월평균 순이익이 0원이거나 손해를 봤다는 신용보증재단중앙회의 조사 결과도 있다.
박정미 KB경영연구소 연구원은 "자영업자들은 포화 상태이고 어려운데 코로나19 사태로 영세 소상공인들의 타격이 특히 크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