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녀 시점으로 그려 더 특별, 이산을 사랑한 건 확신해요"
'옷소매 붉은 끝동' 이세영 "다정한 이산 밀어내기 힘들었죠"
드라마 '대장금' 속 어린 최금영이 어엿한 궁녀가 되어 핑크빛 로맨스로 안방극장을 물들였다.

올해로 데뷔 15년 차를 맞이한 베테랑 연기자이자 MBC TV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 주연 배우인 이세영(30)의 이야기다.

그는 4일 화상으로 진행한 종영 인터뷰에서 "제가 느꼈던 여운과 먹먹한 감정을 시청자들도 많이 느끼고 사랑해주시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그 이상으로 큰 사랑을 주셔서 너무 행복하고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자신이 택한 삶을 지키고자 한 궁녀 성덕임 역을 연기한 그는 인물의 총명함과 사랑스러움을 극대화해냈다는 평을 받으며 '2021 MBC 연기대상'에서 상대 배우 이준호와 함께 미니시리즈 부문 최우수연기상과 베스트커플상을 받아 2관왕을 차지했다.

이세영은 작품의 인기 비결을 묻자 모든 연령대를 아우를 수 있는 이야기, 사극에서만 볼 수 있는 화려한 색감과 압도적인 스케일이 돋보이는 연출, 배우들의 호흡 등을 꼽았다.

또 "궁녀의 시점으로 본 이야기가 특별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옷소매 붉은 끝동' 이세영 "다정한 이산 밀어내기 힘들었죠"
"사실 궁인들에 대해 궁금해하는 작품이 크게 없었던 것 같아요.

'(궁녀라면) 왕의 승은을 입어 당연히 기뻐했겠지' 생각했을 텐데 '과연 이 사람은 행복했을까? 이 사람도 (왕을) 연모했을까?' 궁인의 입장에서 바라본 거죠."
그는 자신이 연기한 성덕임을 "소박한 인물"이라고 정의하면서 "대단한 사건에 휘말리고 싶어하지도 않았고 가늘고 길게, 소중한 사람들과의 시간을 더 즐기고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고 싶어하는 아이"라고 설명했다.

"덕임이가 더 짠하게 느껴지는 건 여느 궁인들과 다르게 스스로 선택하며 살고 싶어하는 목표와 욕망이 있었기에 그러지 못한 아픔이 더 컸던 게 아닐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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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로맨스 호흡을 맞춘 이산 역의 이준호에 대해서는 "작품에서 가장 친한 사람이 '궁녀즈'(극 중 덕임의 궁녀 친구들)라면 가장 가까운 사람은 많은 시간 붙어있고 자주 만났던 준호 씨"라며 "눈빛만 봐도 마음이 잘 통하고 연기할 때도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고 감사를 표했다.

'옷소매 붉은 끝동' 이세영 "다정한 이산 밀어내기 힘들었죠"
이어 극 중 까칠하면서도 덕임을 향한 순애보를 가감 없이 드러냈던 이산의 모습에 "너무 사랑스럽고 다정해서 밀어내기가 상당히 힘들었다"며 웃었다.

'옷소매 붉은 끝동'은 궁녀인 덕임이 당시 귀했던 귤을 주면서 마음을 전하는 이산을 외면하고, '제 모든 것이 저하의 것은 아니다'라며 후궁이 되어달라는 제안을 거절하는 등 왕이 사랑에 빠지기만 하면 됐던 기존 사극과 다른 신선한 로맨스를 그려냈다.

이에 대해 이세영은 "덕임이의 용기가 참 대단하다고 생각한다"면서 "목숨이 두 개 있지 않고서야 할 수 없는 말이라 저라면 감히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솔직한 마음을 털어놨다.

"하지만 그 말들은 여인으로서 정조를 한 사내로 바라봤기에 가능했던 대사라고 생각해요.

흔한 부부들의 '칼로 물 베기' 같은 사랑싸움인 거죠. (웃음) 덕임이가 끝까지 '연모했다'는 말을 하지 않지만 (이산을) 사랑했다는 건 확신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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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소매 붉은 끝동' 이세영 "다정한 이산 밀어내기 힘들었죠"
많은 시청자에게 슬픔을 안겼던 작품의 결말에 대해서는 "대본을 보면서도, 준비하면서도, 방송을 보면서도 너무 많이 울었다"면서도 "죽음을 맞이하긴 했지만 두 사람이 만났기 때문에 어떤 면에서는 해피엔딩이라고 생각한다"고 생각을 밝혔다.

'옷소매 붉은 끝동'이 큰 관심을 받은 만큼 자신에게도 더 각별한 작품으로 남을 것 같다는 이세영은 시청자들의 사랑 덕분에 지난 한 해가 행복했다고 전했다.

"너무나도 큰 사랑과 관심을 받아서 굉장히 보람차고 따뜻했던 한 해였어요.

하지만 다음 작품을 하게 되면 출발점으로 되돌아간다는 걸 잊지 않으려고 해요.

처음으로 돌아가서 다시 다음 스텝을 밟아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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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