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템임플란트 횡령 사태' 대주주 책임론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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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주 최규옥 회장, 2년간 보수 14억 넘게 챙겨
2019년부터 등기이사 빠지고 미등기임원 재직
지배구조 문제 생길수도, 경영일선 복귀 가능성도
대주주 반대매매 가능성에 소액주주들 '불안'
2019년부터 등기이사 빠지고 미등기임원 재직
지배구조 문제 생길수도, 경영일선 복귀 가능성도
대주주 반대매매 가능성에 소액주주들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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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선 이번 사태를 계기로 최규옥 회장이 다시 경영일선에 복귀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오스템임플란트가 횡령자금을 제대로 회수하지 못할 경우 최 회장의 지배구조 체제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씨가 횡령한 회삿돈은 1880억원으로 오스템임플란트 자기자본 2047억6057만9444원의 91.81%에 해당하는 액수다. 이같은 횡령규모는 상장사 역대 최대수준이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오스템임플란트의 횡령·배임 혐의 발생으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했다고 알리고, 지난 3일 오전 오스템임플란트 주식 매매 거래를 정지시켰다.
2년간 보수 14억 넘게 챙겼지만…법적 책임 회피할수도
주주들 사이에선 오스템임플란트의 현 감사인인 인덕회계법인와 금융당국의 책임론이 일고 있다. 더군다나 최 회장과 현 경영진이 이번 사태에 대해 책임지고, 대책안을 내놔야 하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시가총액 2조원이 넘는 상장사가 내부통제를 제대로 못하며 이 같은 사태가 발생했다는 배경에서다.하지만 최 회장은 상법상 부여된 법적 책임은 피해갈 것으로 보인다. 2019년 6월 최규옥 회장은 등기이사에 물러나 미등기임원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통상 등기이사가 아니라 미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리는 건, 법적 책임에서 등기이사 비해 자유롭다는 점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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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엄태관 대표 등 현 경영진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주주들의 집단소송 대상이 될 수 있다. 엄 대표를 비롯해 신정욱, 강두원 이사 등은 현재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상법상 법적 책임을 지는 지위에 있기 때문이다.
최 회장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경영일선에 복귀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직접 나설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오스템임플란트가 과거 최 회장의 횡령혐의로 거래중지됐던 사실이 다시금 회자된 상황에서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최 회장은 2014년 치과의사들에게 수십억원대 뒷돈을 제공한 리베이트 혐의와 함께 중고 치과의료기기를 새것처럼 재포장해 판매하면서 취한 이득을 횡령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 당시 횡령액은 9000만원, 배임액은 97억원이다.
반대매매 가능성까지…최규옥 회장 지배구조 변화오나
횡령사건의 내막과 빠져나간 자금의 행방에 대해 회사 측은 정확한 파악조차 못한 상태다. 이씨는 잠적하기 전 부동산을 가족 등에게 증여한 정황까지 포착됐다. 횡령 자금을 되찾지 못할 경우 최대주주인 최 회장은 지분율도 쪼그라들 가능성이 있다.최근 공시 기준 최규옥 회장의 보유주식은 294만3718주, 지분율은 20.61%다. 이 중 175만8708주에 대한 주식담보대출 계약이 체결돼 있다. 보유 주식의 절반 이상이다. 담보유지비율은 110~250%로, 대출 기관별로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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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업계 한 관계자는 "오스템임플란트는 이번 횡령 사태로 그동안 쌓아온 명성과 신뢰를 잃게 됐다"며 "회사가 이렇듯 망가진 데는 내부적 통제 미흡과 시스템적인 문제 때문, 하지만 통상 이런 사태가 터지면 책임은 주주들이 짊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오스템임플란트의 소액주주는 1만9856명이고 주식수는 793만9816주(지분율 55.60%)에 달한다. 현재 거래가 중단된 주가 14만2700원 기준 소액주주가 들고 있는 주식가치는 1조1400억원에 이른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