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 애플·안드로이드 계열 앱 장터에서 공개
올림픽 계기 외국 선수단 사용 허용하며 대외 선전 활용 관측
중국 베이징올림픽 한달 앞 디지털위안 앱 출시
중국이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한 달 앞두고 법정 디지털 화폐인 디지털 위안화(e-CNY) 전자지갑 애플리케이션을 정식으로 앱스토어에 내놓았다.

애플의 중국 지역 앱스토어와 중국 내 여러 안드로이드 계열 앱 장터에는 4일 인민은행의 '디지털 위안화(시험판)' 앱이 올라왔다.

이 앱은 현재 중국에서 광범위하게 진행되는 디지털 위안화 공개 시험에 참여 중인 이들이 쓰는 것과 동일한 것으로 새로운 것은 아니다.

하지만 중국의 디지털 위안화 앱이 앱 장터에 공식적으로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민은행은 그간 디지털 위안화 시험에 참여 중인 사람들에게 일반에 공개되지 않은 링크를 따로 제공해 이 앱을 다운로드받아 쓰게 했다.

중국 내 앱 장터에서 누구나 이 앱을 내려받을 수 있지만 아직은 모든 사람이 디지털 위안화 시험에 참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예전처럼 디지털 위안화 시범 도시에 사는 사람 중 인민은행의 '화이트 리스트'에 등재된 사람만 우선 이 앱에서 등록 절차를 마치고 디지털 위안화를 쓸 수 있다.

시범 지역 중 한 곳인 상하이에 거주하는 기자도 중국 앱스토어에서 이 앱을 받아 가입을 시도해봤지만 휴대전화 번호를 넣고 신분을 확인하는 단계에서 더는 등록 절차를 진행할 수 없다는 안내 문구가 나타났다.

중국은 지난 2014년부터 법정 디지털 화폐 연구에 본격적으로 들어가 2019년 하반기부터 일부 시범 도시에서 일반 주민들을 대상으로 디지털 위안화 시범 사업을 진행 중이다.

현재 중국 당국이 지정한 디지털 위안화 시범 지역은 광둥성 선전(深圳), 장쑤성 쑤저우(蘇州), 허베이성 슝안(雄安)신구, 쓰촨성 청두(成都), 상하이직할시, 산시(陝西)성 시안(西安), 산둥성 칭다오(靑島), 랴오닝성 다롄(大連) 등 10개 도시와 베이징 올림픽 개최지다.

비록 아직 본격적으로 가입 문턱을 낮춘 것은 아니지만 중국이 이번 디지털 위안화 앱 공개를 통해 베이징 올림픽을 계기로 디지털 위안화를 본격적으로 선전하기 위한 채비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마침 이번 앱 공개는 베이징 올림픽 개막을 꼭 한 달 앞두고 이뤄졌다.

전까지 중국 내 시범 도시에서 디지털 위안화를 쓰려면 반드시 지정 은행에 가서 등록 절차를 거치고 직원의 안내를 받아 앱을 설치해야 했다.

하지만 향후 인민은행의 정책적 판단에 따라 베이징 올림픽에 참여하는 외국인 선수단을 포함한 사람들이 자유롭게 앱 장터에서 앱을 내려받아 휴대전화 번호 인증 등 등록 절차를 거쳐 디지털 위안화를 사용하게 할 수 있는 기초 여건이 마련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중국은 베이징 올림픽 기간 외국인 선수단이 디지털 위안화를 쓸 수 있도록 유도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먼저 사용이 보편화한 자국의 법정 디지털 위안화를 나라 안팎에 대대적으로 선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디지털 위안화 앱에서 중국어 대신 영어를 선택해 쓸 수 있는 점도 이런 관측을 뒷받침한다.

중국 베이징올림픽 한달 앞 디지털위안 앱 출시
아직 정식 도입 선언만 이뤄지지 않았을 뿐이지 중국의 여러 대도시에서 디지털 위안화 사용은 상당히 보편화되어 있다.

시범 도시에서는 일정한 신용도가 있는 일반 주민이라면 대부분 지정된 은행에 가 자기 은행 계좌와 연동된 디지털 위안화 전자지갑을 만들어 쓸 수 있다.

이강(易綱) 인민은행장은 지난 11월 10일 공개 연설에서 디지털 위안화 지갑, 누적 거래액, 디지털 위안화 사용 가능 장소가 각각 1억2천300만개, 560억 위안(10조5천억원), 350만개에 달한다고 공개한 바 있다.

중국이 이처럼 세계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디지털 위안화 도입을 추진하는 것을 두고 달러 의존도를 줄이고 위안화 국제화를 촉진하는 한편 민간 기업인 알리바바와 텐센트 양사가 장악한 금융 인프라를 국가 주도로 재편하는 등의 다양한 효과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