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외교전문매체 "한미가 중국을 협상에 끌어들여야"
"북한, '전략적 인내' 전술…연내 협상에 쉽게 나서지 않을 듯"
북한이 최근 '전략적 인내' 기조에 들어가 연내서방과 협상을 통한 관계 개선에 나서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아태지역 외교 전문지 디플로맷은 5일(현지시간) '북한의 전략적 인내'라는 제목의 분석 기사를 통해 북한이 자국을 둘러싼 상황이 개선될 때까지 외교적 노력을 자제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매체는 지난달 27일부터 31일까지 진행된 제8기 제4차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북한이 경제를 살리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면서도 대남·대미정책 논의 결과는 공개하지 않은 점에 주목했다.

북한은 1일 전원회의 개최 소식을 전하며 대외관계를 놓고는 "다사다변한 국제정치정세와 주변 환경에 대처해 북남관계와 대외사업 부문에서 견지해야 할 원칙적 문제들과 일련의 전술적 방향들을 제시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정작 논의했다는 전술적 방향은 공개하지 않아 한미가 종전선언과 대북 인도적 지원 등을 고리로 내민 대화의 손짓에 또다시 '침묵'을 이어간 것이다.

매체는 "이는 북한이 2022년 협상장으로 들어오지 않을 것이라는 신호가 될 수 있다"면서 "그렇게 되면 임기 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다시 작동하려는 문재인 대통령의 마지막 시도가 힘을 발휘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이런 북한의 태도가 비핵화 협상에 대한 '북한식 전략적 인내'를 채택하기로 한 데 따른 것일 가능성을 제시했다.

"북한, '전략적 인내' 전술…연내 협상에 쉽게 나서지 않을 듯"
전략적 인내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미국의 대북정책으로, 경제 제재를 지속해 북한의 변화를 기다리는 것이 골자다.

북한식 전략적 인내는 이처럼 북한도 현 상황을 견디면서 추후 개선된 국제정세상 국면이 펼쳐질 때까지 기다린다는 계산으로 풀이된다.

매체는 북한이 이대로 핵 개발을 계속한다면 조만간 미국과 직접 맞설 수 있는 명실상부한 핵무장 국가가 돼 대미 영향력을 키울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북한이 단순히 경제 제재 해제의 대가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폐기'(CVID)라는 미국 측의 비핵화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으로 봤다.

또한 현재 북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파를 막기 위해 중국·러시아와 국경을 차단하고 있다.

북한은 당분간 중국과 러시아 등 외부와 교류·교역을 재개하지 않고 기존 자력갱생에 따른 경제발전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매체는 분석했다.

매체는 북한이 코로나19 대유행과 국제 제재로 타격을 입은 경제를 중·러의 도움 없이 자력으로 회복하는 데 성공한다면 한미와 비핵화 협상에 참여할 유인이 더욱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북한의 전략에도 한미는 북한이 대화로 되돌아올 수 있도록 비공식적 통로로라도 경제적 '당근'을 내밀며 북한과 접촉을 계속해야 한다고 매체는 주문했다.

나아가 북한의 태도를 바꿔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를 얻으려면 미국이 중국과 함께 북한에 밀접하게 관여하는 국면이 펼쳐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중 간 긴장이 계속 고조되는 틈을 타 북한이 무장을 늘리고 경제를 회복하며 협상력을 키울 수 있으니, 한미는 중국을 비핵화 협상에 끌여들여 이를 방지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북한, '전략적 인내' 전술…연내 협상에 쉽게 나서지 않을 듯"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