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중앙처리장치(CPU) 시장에서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인텔과 AMD가 CES 2022에서 노트북 프로세서 신제품을 동시에 내놨다. 인텔은 4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호텔에서 CES 2022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PC·노트북용 신형 CPU를 소개했다. 인텔은 이번에 공개한 신제품 ‘코어 i9-12900HK’(사진)의 성능이 경쟁사인 AMD의 제품이나 애플의 독자 칩인 M1 맥스보다 앞선다고 강조했다. 자사의 기존 제품보다도 최대 28% 더 빠른 게임 성능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AMD도 이날 온라인을 통해 라이젠 6000 시리즈 CPU 프로세서를 공개했다. 게임과 콘텐츠 제작을 위한 H시리즈 8종, 슬림 노트북과 컨버터블용 U시리즈 2종으로 구성됐다. 기존 제품보다 처리 속도가 11~28%가량 빨라졌다. AMD 관계자는 “라이젠 6000 시리즈는 탁월한 배터리 성능,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그래픽과 최적화된 PC 성능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제품은 대만 TSMC 6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공정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차세대 D램 반도체인 DDR5와 USB4 등 최신 입출력 규격을 모두 지원한다.

이날 행사에선 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경계가 무너지고 있는 최근 반도체업계 트렌드도 엿볼 수 있었다. 인텔은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에이서, 델, HP 등의 PC에 탑재되는 신형 아크(Arc) 외장 GPU를 선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엔비디아와 AMD가 지배해온 고사양 GPU 시장을 겨냥한 제품”이라고 평가했다. 엔비디아는 노트북용 GPU인 ‘지포스(GeForce) RTX 3080 Ti’로 맞대응했다. 이 제품은 기존 고사양 데스크톱용 제품보다 더 나은 성능을 제공한다고 엔비디아는 설명했다.

세계 최대 모바일통신 칩 업체인 퀄컴도 새로운 제품군을 대거 선보였다. 이 회사는 증강현실(AR) 글라스 등에 탑재될 AR 칩을 마이크로소프트(MS)와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칩은 앞으로 출시될 MS의 전력 효율을 높인 초경량 AR 글라스 등에 탑재될 예정이다.

자동차용 반도체 시장 진출을 더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이 회사가 선보인 제품은 △자율주행을 지원하는 ‘스냅드래곤 라이드’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냅드래곤 오토 커넥티비티’ △엔터테인먼트 서비스인 ‘스냅드래곤 콕핏’ 등이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