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차량 전동화, 제대로 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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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전기차 생산에서 한국 배제
낮은 생산성·노사문제 등 걸림돌
속도 핵심·생태계 대변신 불가피"
이우종 엔젤6+ 대표·前 LG전자 사장
낮은 생산성·노사문제 등 걸림돌
속도 핵심·생태계 대변신 불가피"
이우종 엔젤6+ 대표·前 LG전자 사장
![[시론] 차량 전동화, 제대로 가고 있는가](https://img.hankyung.com/photo/202201/07.24937175.1.jpg)
차량 전동화의 핵심인 배터리의 핵심 파트너사가 LG에너지솔루션이고, 모터 핵심부품을 LG마그나와 협력하며, 반도체를 비롯해 통신·인포테인먼트용 전기전자 부품이 한국에서 생산 조달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GM을 BEV 생산기지에서 제외한 것이다. 이는 개발 및 물류의 이점을 상쇄하는 반대급부가 있다는 논리다. BEV 생산기지가 갖춰야 할 노동생산성이 낮고, 게다가 노사문제로 인한 생산계획의 불확실성이 크다는 이유일 것이다.
현대자동차는 어떤가? 지난해 12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중대 결단을 내려 연구개발 조직의 일대 변혁을 가져왔다. 38년간 운영한 엔진개발센터를 없애고 엔진 개발 조직을 전기차 개발 조직으로 바꿨다. 아울러 파워트레인이라는 엔진-미션 구동체계에 대한 용어를 쓰지 않도록 했다. 사실 이런 변신은 GM에서 3년 전 꾀한 바 있다. GM은 2016년 파워트레인이라는 용어 대신 프로펄션(propulsion·추진) 시스템이라는 용어를 쓰도록 했으며, 2018년 11월에는 이마저도 차량 개발 조직에 통합하면서 완전한 BEV 회사로 탈바꿈했다.
그러나 두 회사의 변신에는 커다란 차이가 숨어 있다. 전동화 이면에는 엔진을 모터로 대체한다는 엄청난 변화가 있다. 이는 내연기관 차량을 구성하는 부품의 3분의 1가량이 없어진다는 뜻이다. 엔진은 사라지고, 미션은 싱글 기어로 단순화되며, 엔진 작동과 연관된 흡기·배기·연료 시스템이 없어진다. 따라서, 부품 산업계의 커다란 변화는 물론이고 차량 조립과 관련한 프로세스가 단순화된다는 뜻이다. 자연히 기존 생태계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 GM은 2018년 조직 변화 발표와 더불어 전 세계 7개 공장을 폐쇄하면서 미국 내에서 6000명을 감축하고 인원 15%를 구조조정했다. 여기에는 경영진 25% 축소도 포함됐다.
문제는 속도다. 전동화의 핵심에 있는 배터리, 모터, 전력전자부품, 전력반도체, 소프트웨어 산업에 대한 체계적 육성과 지원이 필요하다. 왜 GM과 르노, 심지어 현대차까지도 BEV의 생산 기지로서 한국을 우선적으로 고려하지 않는지 통렬한 성찰이 필요하다. 내연기관차 시절 한국이 글로벌 생산기지로 잘나갈 때 가지고 있던 경쟁력이 노동생산성, 생산기술력, 기술개발력, 그리고 부품업체 생태계임을 명심해 전동화 관점에서도 계속 유효한지 살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부족한 점이 있다면 어떻게 극복하고 동기 부여를 할지 이제는 국가 차원에서 짚어보고 나서야 할 시기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