毛퓰리즘 논란은 고민…민주 "전향적 건보 재정 확대 검토 가능"
'탈모 공약' 호응에 힘 받은 이재명…생활 밀착형 공약 강화
'탈모치료제 건강보험 적용' 공약 검토로 쏠쏠한 재미를 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생활밀착형 정책 개발 강화에 나선다.

이 후보 선대위 관계자는 6일 통화에서 "신년 기자회견의 후속 성격인 성장·경제 정책과 별도로, 가볍지만 관심을 끄는 공약을 개발하는 쪽에 포커스를 맞추려고 한다"며 "규모는 작아도 많은 국민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공약을 최대한 설 전까지 발표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애초 40여개를 준비했던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공약의 숫자도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이 후보는 전세 사기에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내용의 40번째 소확행 공약을 발표했다.

이는 '탈모 건보 적용' 공약에 대한 호응이 예상보다 큰 데 따른 것이다.

온라인 탈모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환영의 목소리가 나온 데 이어 '이재명은 (뽑는 게 아니라) 심는 것'이라는 동영상을 비롯해 여러 패러디 창작물이 쏟아지며 밈(meme·인터넷을 중심으로 모방을 거듭하는 유행)으로 확산할 조짐까지 나타나고 있다.

민주당 박주민 김윤덕 김남국 의원 등은 잇따라 인터넷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의 탈모갤러리에 글을 올리기도 했다.

탈모 건보 적용 공약이 회자하면서 기존에 발표한 다른 '소확행' 공약이 다시 화제가 되는 일종의 '역주행' 현상도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선대위는 파악하고 있다.

이에 맞춰 밀착형 공약을 계속 내놓아 흐름을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이 내부 난맥상으로 주춤하고 있는 만큼 논쟁적인 대형 공약을 내놓기보다는 착실하게 득점을 쌓겠다는 의도도 깔려 있다.

선대위 관계자는 "그간 민주당이 국민 눈높이에 맞추지 못한다는 부정적 이미지가 일부 있었는데, 생활밀착형 공약은 이를 해소하면서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탈모 건보 적용 공약을 둘러싼 이른바 '모(毛)퓰리즘 논란'이 커지는 점은 부담이다.

건보 재정의 악화는 고려하지 않은 채 탈모로 고민하는 이가 다수라는 점에만 집중해 구애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다.

이 후보가 전날 "신체의 완전성이란 측면에서 탈모가 건보의 대상이 돼야 한다고 본다"고 밝힌 것을 두고도 일각에서는 비판이 나온다.

탈모를 불완전한 신체로 표현했다는 것이다.

민주당도 이런 비판에는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신현영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정책조정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탈모약 급여화의 필요성은 문재인 정부에서도 검토한 바 있다.

어디까지 급여화가 가능할지 기준이 정립될 필요가 있고, 관련 전문가 간담회도 준비 중"이라며 "약 1천만명으로 예상되는 국민의 스트레스와 의료적 치료 과정을 오롯이 개인의 몫으로만 할 것이 아니라 국가가 더불어서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신 원내대변인은 포퓰리즘 논란에는 "여러 우려가 있을 수 있고, 기존의 한정된 건보 재원으로는 우선순위가 있을 수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제로섬 게임이 아니라 좀 더 전향적인 재정 확대 방식으로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제로섬 게임이 되지 않기 위해 건보 체계 개편이 이 후보의 공약에도 들어갈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