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백두대간 중 설악산권역에 고산식물에서 난·온대성 식물까지 다양한 식물이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산림청은 백두대간 중 향로봉~구룡령에 이르는 설악산권역(117㎞)에 대한 실태조사를 완료했다고 6일 발표했다.
백두대간은 백두산에서 지리산까지 이어지는 한반도의 핵심 생태 축으로 생물 다양성의 보고이자 종 다양성을 유지하는 핵심공간이다.
이에 산림청은 2006년부터 백두대간 684㎞를 5개 권역으로 나누어 5년마다 실태조사를 벌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공주대학교, 국민대학교, 경북대학교 등이 참여한 한국산림과학회에서 설악산권역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설악산권역은 백두대간 남한지역에서 최상위 권역에 위치하며 고산식물에서 난온대성 식물까지 다양한 식물이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권역의 식물은 총 92과 262속 513분류군이 있었고 희귀식물은 눈잣나무, 이노리나무 등 멸종위기종 4분류군 등 45분류군이 출현했다.
동물은 포유류 15종, 조류 61종, 양서·파충류 13종, 나비류 32종 등이 살고 있었고 산양, 담비, 삵, 붉은배새매, 황조롱이, 수리부엉이 등 법정 보호종도 다수 확인했다.
특이사항으로 설악산 고산지대에 생육하고 있는 눈측백의 나이테를 분석한 결과, 200년 이상의 노령목으로 분석됐다.
눈측백이 평소 수고가 낮아 꼬마나무처럼 보였으나 실상 고산지대 산림생태계의 역사를 간직한 터주목으로 생존하고 있어 보존가치도 매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에서 크고 오래된 나무를 뜻하는 산림유존목 12개체목도 발견되는 등 백두대간이 산림생태계 보전적 가치를 입증했다고 산림청은 설명했다.
다만 조사에서 기후변화 취약종인 아고산대 분비나무와 조릿대 개체군의 변화가 파악돼 지속적인 조사(모니터링)를 통해 생태계 영향 등을 분석해야 할 필요성도 제기됐다.
산림청 관계자는 “조사를 통해 백두대간의 보호 필요성과 가치가 입증됐다”며 “백두대간이 한반도 핵심 생태축으로 잘 보존될 수 있도록 정책 및 사업 발굴에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전=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