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6일 경기 분당·일산·평촌·산본·중동 등 수도권 1기 신도시 5곳의 용적률을 상향해 주택 10만 가구를 추가로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재건축·리모델링 등을 통해 집주인뿐만 아니라 세입자에게도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동 국민의힘 당사에서 ‘1기 신도시 재정비’ 정책 공약을 발표했다. 그는 “1기 신도시는 평균 용적률 169∼226%로 건설됐다”며 “토지 용도를 변경하고 종상향을 통해 용적률을 추가하고 체계적으로 재정비사업을 추진하면 10만 가구 이상을 추가 공급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공약은 ‘국민이 살고 싶어 하는 동네에 살고 싶은 주택을 충분히 공급해 부동산시장을 안정시킨다’는 윤석열 정부 부동산 대책의 연장선”이라며 “드론 택배·자율주행 인프라를 갖춘 미래형 주거를 선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 취임 후 1기 신도시 재정비를 위한 특별법을 만들어 용적률 건폐율 등을 상향하고 재개발·재건축 규제를 해제하는 등 행정 절차를 신속히 진행하겠다고 약속했다.

집주인은 재건축·리모델링 사업으로 이득을 보지만 세입자에게는 별다른 혜택이 돌아가지 않는 점을 바로잡겠다며 이를 보안할 수 있는 공약도 발표했다. 윤 후보는 “자금 부담 능력이 부족한 고령 가구에 재정비 기간 중 이주할 주택을 제공, 입주자들이 재정착할 수 있도록 일반분양분 우선 청약권과 임대주택 입주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여윳돈이 부족한 고령 가구도 별도 지원하겠다”며 “이사 물량이 한꺼번에 몰려 집값이 들썩이지 않도록 3기 신도시 부지 중 나중에 개발될 땅에 1기 이주 전용 단지를 만들었다가, 다 쓰고 나면 공공임대주택이나 분양주택으로 활용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주 전용 단지 부지로는 3기 신도시 개발예정지역을 포함한 중소 규모 공공택지개발사업지구를 꼽았다. 3기 신도시 청약 대기자와 입주 희망자에게 피해가 없도록 택지공급 순위 자체를 늦춘 후순위 부지와 임대주택 부지, 미분양 토지, 중·소 규모 공공택지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이주 전용 단지로 쓰임새가 다할 경우 해당 주택을 공공임대주택이나 분양주택으로 전환해 활용한다고 윤 후보는 설명했다.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이 최근 선거대책위원회 해산 등 내부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대규모 부동산 정책 공약을 내놓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부동산 정책은 문재인 정부의 가장 큰 실정 중 하나로 꼽힌다. 부동산 문제를 통해 반문(반문재인) 결집을 유도하고, 혼란한 정국을 돌파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