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6개월 만에…원·달러 환율 '마지노선 1200원' 뚫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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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구두개입했지만 무위
한은 기준금리 인상 명분 늘어
14일 금통위 회의 주목
한은 기준금리 인상 명분 늘어
14일 금통위 회의 주목
원·달러 환율이 6일 1년6개월 만에 1200원을 돌파했다. ‘1달러=1200원’은 그동안 경제 위기의 징후로 통한 만큼 당국도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당국이 환율 상승 속도를 떨어뜨리기 위해 구두 개입에 나섰지만 오름세를 꺾지는 못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4원10전 오른 1201원에 마감했다. 4원 오른(원화 가치 약세) 1200원90전에 출발한 환율은 1200원 안팎을 맴돌았다. 하지만 거래 마감을 20분 앞두고 상승폭을 키워 1200원을 뚫고 올라갔다. 종가로 1200원을 돌파한 것은 2020년 7월 24일(1201원50전) 후 처음이다.
원·달러 환율은 2007년 1월 1일부터 이날까지 평균 1124원53전으로 집계됐다. 글로벌 경제에 위기가 닥칠 때마다 환율은 1200원을 넘어섰다. 한국이 기축통화국이 아닌 탓이다. 환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9월~2009년 9월, 유럽재정위기가 세계를 덮친 2010년 1~5월 1200원을 웃돌았다. 최근에는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의 수출규제가 겹친 2019년 8~10월, 코로나19 위기가 퍼진 2021년 2~7월에 넘어섰다.
하지만 최근 한국의 실물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환율 급등이 의아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돈줄 죄기’가 미친 영향력이 한국 실물경제 수준을 압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Fed는 5일(현지시간) 공개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서 시중 유동성을 빨아들이는 ‘양적긴축’까지 시사했다. 기준금리 인상과 양적긴축으로 미 국채 수익률이 급등하면 투자금이 미국으로 몰리고 덩달아 달러 가치도 뛰게 된다.
정부도 부랴부랴 개입에 나섰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 브리핑에서 “최근 환율 흐름은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에 따라 대외 불확실성이 높아진 결과”라며 “시장의 쏠림이나 변동성이 급격히 확대되면 시장 안정 노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투자자와 정부의 공방 속에서 환율은 1200원을 넘어섰다. 정부가 앞으로 외환시장 개입 강도를 높일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치솟는 환율을 제어하지 못하면 인플레이션 우려를 더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환율 오름세는 원화로 환산한 수입제품 가격 상승으로 직결된다.
한국은행의 움직임도 주목받고 있다. 환율 오름세가 이어지는 만큼 오는 14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명분이 늘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리 인상으로 원화 가치를 높이고 환율 방어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4원10전 오른 1201원에 마감했다. 4원 오른(원화 가치 약세) 1200원90전에 출발한 환율은 1200원 안팎을 맴돌았다. 하지만 거래 마감을 20분 앞두고 상승폭을 키워 1200원을 뚫고 올라갔다. 종가로 1200원을 돌파한 것은 2020년 7월 24일(1201원50전) 후 처음이다.
원·달러 환율은 2007년 1월 1일부터 이날까지 평균 1124원53전으로 집계됐다. 글로벌 경제에 위기가 닥칠 때마다 환율은 1200원을 넘어섰다. 한국이 기축통화국이 아닌 탓이다. 환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9월~2009년 9월, 유럽재정위기가 세계를 덮친 2010년 1~5월 1200원을 웃돌았다. 최근에는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의 수출규제가 겹친 2019년 8~10월, 코로나19 위기가 퍼진 2021년 2~7월에 넘어섰다.
하지만 최근 한국의 실물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환율 급등이 의아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돈줄 죄기’가 미친 영향력이 한국 실물경제 수준을 압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Fed는 5일(현지시간) 공개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서 시중 유동성을 빨아들이는 ‘양적긴축’까지 시사했다. 기준금리 인상과 양적긴축으로 미 국채 수익률이 급등하면 투자금이 미국으로 몰리고 덩달아 달러 가치도 뛰게 된다.
정부도 부랴부랴 개입에 나섰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 브리핑에서 “최근 환율 흐름은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에 따라 대외 불확실성이 높아진 결과”라며 “시장의 쏠림이나 변동성이 급격히 확대되면 시장 안정 노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투자자와 정부의 공방 속에서 환율은 1200원을 넘어섰다. 정부가 앞으로 외환시장 개입 강도를 높일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치솟는 환율을 제어하지 못하면 인플레이션 우려를 더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환율 오름세는 원화로 환산한 수입제품 가격 상승으로 직결된다.
한국은행의 움직임도 주목받고 있다. 환율 오름세가 이어지는 만큼 오는 14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명분이 늘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리 인상으로 원화 가치를 높이고 환율 방어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