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일본의 자동차 시장이 10년 전 수준으로 쪼그라든 것으로 나타났다. 도요타자동차가 사상 처음으로 미국 시장에서 판매 1위를 기록하는 등 일본 자동차 기업들이 해외에서 선전하는 것과는 대조적인 흐름이다.

일본자동차판매협회연합회와 경차협회연합회는 2021년 일본의 신차 판매대수가 444만8340대로 1년 전보다 3.3% 줄었다고 6일 발표했다. 판매량이 3년 연속 감소하며 2011년 동일본대지진 이후 1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위축됐다.

지난해 일반 승용차 판매대수는 279만5818대로 전년보다 2.9% 줄었다. 경차 판매량은 165만2522대로 3.8% 감소했다. 작년 12월 월간 판매대수도 33만6442대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1.4% 줄었다. 월간 기준으로 6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일본에선 저출산·고령화와 소득 수준 감소로 자동차 구매 수요가 줄어들면서 자동차 시장이 점점 작아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일본 완성차 업체들의 대규모 감산까지 겹쳐 판매량이 더욱 쪼그라들었다. 세계적인 반도체 부족과 동남아시아발 자동차 부품난의 영향이다.

일본 시장이 줄어드는 반면 세계 시장에선 도요타를 중심으로 일본 자동차 업체가 약진하고 있다. 2020년 도요타는 세계에서 952만8438대를 판매해 독일 폭스바겐을 제치고 5년 만에 세계 1위 자동차 기업에 복귀했다. 전날 CNBC는 도요타가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232만2000대의 신차를 판매해 221만8000대에 그친 제너럴모터스(GM)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GM이 미국 시장 1위를 내준 건 89년 만이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